▶ [창간 47주년 기획] 한인은행 성장 통해서 본 한인경제
▶ 22년 전 1994년 FDIC 자료 비교 분석 예금 13·대출 20배, 소수계 은행중 2위
40여년 전 미약하게 시작한 한인은행은 한 세대 이상의 시간을 거치며 창대하게 변모했다.
창간 47주년을 맞아 본보가 본사 기록물과 데이터베이스, 과거 및 현재의 각 은행들과 연방 예금보험공사(FDIC)의 자료를 바탕으로 22년 전인 1994년과 올해 3월말(1분기)을 비교해 본 결과, 한인은행들의 외형은 15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계 이민자들이 세운 은행들로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실제로 미주 한인은행권은 미국 내 100여개 소수민족 중에서 중국계 은행에 이어 가장 규모가 크다. <표 참조>
지난 22년 전인 1994년 당시 당시 가주외환, 한미, 중앙, 윌셔, 가주한일, 나라, 글로발, 새한 등 8개 은행의 총자산은 14억8,246만달러였다. 올 3월말 기준으로 보면 우리아메리카은행 한 곳의 자산인 14억4,561만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모두가 한인 고객들의 소중한 자산이었다.
올 3월말 BBCN을 비롯해 남가주에서 영업 중인 10개 한인은행 전체의 총자산이 225억달러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1,417%, 14배 이상이 성장한 셈이다.
총예금은 13억102만달러에서 185억6,266만달러로 1,327% 늘었다. 한인은행이 탄생해 반갑다며 몰려든 한인들의 성원과 함께 300달러 정도를 예금하면 봉제인형을 선물로 증정하는 판촉을 했던 ‘순수의 시대’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1980년대 한인은행들은 한국산 제품의 미국 수입 러시와 더불어 부동산 투자 열기로 매년 30%씩 고속성장을 이어갔다”며 “1990년대 들어서는 1992년 4·29폭동 등 역경을 딛고 한인사회와 더불어 진짜 성장을 했던 시기”라고 말했다.
폭동의 아픔을 딛고 재기하는 데는 연방 중소기업청(SBA) 융자가 큰 몫을 했다. 연방 정부가 보증하는 대출 프로그램으로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은 한인 고객들은 물론, 은행 입장에서도 리스크를 크게 줄인 안전한 상품이었다.
이에 따라 1994년 8억9,758만달러였던 한인은행들의 총대출은 올 3월 180억1,612만달러로 20배 이상 급증했다. 20여년 전 걸음마 수준이던 SBA 융자는 한인은행들의 독무대가 되다시피 해 최근 발표된 2016회계연도 2분기 전국 100대 SBA 융자기관 가운데 14개 한인은행이 랭크되며 반년 간 대출 총액이 8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분기별 은행권 전체 순익은 871만달러에서 올 1분기에는 6,830만달러로 8배 가까이 늘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은행권이 휘청거릴 때 SBA 융자나 상업용 부동산 담보(CRE) 대출의 비중을 줄이라는 감독당국의 명령을 상품 다양화 등으로 정면 돌파한 점은 수익성 개선에 좋은 약이 됐다.
외형성장은 물론, 내실도 갖추게 되면서 한인 직원의 고용도 늘어 전체 은행원 숫자는 4.5배 정도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2년 전 8개 은행의 직원 수 705명은 올 3월말 현재 10개 은행의 정규직 3,106명으로 증가함과 동시에 타민족 직원들도 늘면서 새로운 시장 진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인은행 합병사
가주외환은행, 글로발 은행, 미주은행, 가주한일은행, 새한은행, 아이비은행, 미래은행 나라은행, 중앙은행… 한 때 미주 한인금융권을 선도했던 은행들이었으나 지금은 인수합병과 파산 등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졌던 은행들이다. .
1998년 글로발 은행이 처음으로 한미은행에 인수돼 한인은행간 합병이 시작됐다. 1974년 설립된 가주외환은행은 설립 30주년인 2004년 한미은행에 인수됐다.
지난 2010년 IB은행은 2010년 감독당국의 명령으로 폐쇄 조치됐으며 2009년에는 미래은행도 파산하며 윌셔은행에 인수됐다. 2011년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이 합병, BBCN 은행으로 탄생하면서 대형은행간 합병이 포문을 열었다.
윌셔은행은 2013년 새한은행도 인수했고 2015년 주류은행인 뱅크 오브 맨해턴의 모기지 부문까지 사들였다. 이후 BBCN과 윌셔은행은 오는 7월께 합병이 마무리되면 ‘뱅크 오브 호프’로 새롭게 탄생하며 첫 자산 100억달러 한인은행 시대를 열게 된다. 여기에 2001년 유니티 은행, 2003년 태평양 은행을 비롯해 2005년에는 CBB 은행과 오픈 뱅크, 2006년에는 US 메트로 은행이 각각 설립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민 1세들이 쌈짓돈을 들여서 세운 한인은행들이 크게 성장한 것은 한인고객들의 공이 크다”며 “앞으로도 한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함께 커나가며 주류은행들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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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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