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올림 계산법 대안으로
▶ 제조비용 1센트 넘고 받아도 귀찮은 애물단지…
미국의 주화 가운데 페니는 찬밥신세다. 많은 사람들이 페니를 성가셔 한다.
현금으로 몇 차례 물건을 구입하고 나면 1센트짜리 동전으로 손지갑이 묵직해진다. 최소단위 잔돈이다 보니 쌓이는 속도는 빠른데 정작 쓸 곳이 별로 없다.
페니를 없애기 위해 맥도널드에 들러 햄버거를 주문한 후 카운터에 동전을 쫙 펼쳐놓고 셈을 할라치면 등 뒤로부터 불만의 웅얼거림이 삐져나오기 일쑤다.
동일한 문제에 직면한 캐나다는 지난 2012년 페니 주조를 중단했다.
페니 주조는 그 자체로 밑지는 장사다. 제조비용이 액면 가치를 상회한다. 게다가 실생활에서 별로 필요하지도 않다. 굳이 손해를 입어가면서 소용도 없는 페니에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방정부 입장에게 화폐를 찍어내는 것은 수지맞는 장사다.
100달러짜리 지폐는 미국의 가장 가치 있는 수출품 가운데 하나다. 쿼터와 다임 역시 통용가치가 주조비용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페니는 다르다. 1달러에 해당하는 100페니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주조비용만 1.43달러다. 지난해 페니를 만들기 위해 납세자들이 부담한 비용은 무려 3,900만 달러에 육박했다.
이쯤 되면 페니를 더 이상 찍어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대두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연방정부는 상거래를 촉진시킬 요량으로 주화를 만들고 유통시킨다. 그러나 5센트 이하로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은 거의 없다.
인플레이션의 마법으로 인해 1950년 당시 1페니의 가치는 현재의 10센트에 해당한다.
2015년 기준으로 평균적인 미국인은 초당 거의 1센트를 벌었다. 그렇다면 가던 걸음을 멈추고 몸을 굽혀 보행로에 떨어진 페니 한 개를 줍는 것은 말 그대로 손해 보는 짓이다. 동전 하나를 줍는데 최소한 몇 초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페니를 없앤다는 것은 모든 상품의 소매가격 끝자리가 0 혹은 5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품목의 가격은 몇 페니 오를 것이고, 일부는 반대로 몇 센트 내릴 것이다.
문제는 끝자리 가격이 99센트인 상품이 흔하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 점을 들어 페니 옹호론자들은 1센트짜리 동전을 없앨 경우 소비자들이 1센트의 판매세를 추가로 부담하는 셈이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의 경제학자인 로버트 와플스는 지난 2007년 편의점의 가격책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페니를 없앨 경우 끝자리를 0센트, 혹은 5센트에 맞추기 위해 반올림한 가격과 내린 가격이 서로 상쇄돼 소비자에게 전가될 불이익은 없을 것으로 결론지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실제로 이득을 보게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소매업자들은 끝자리가 99센트인 가격을 선호한다. 가격표 끝자리에 99센트가 붙어 있으면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실제보다 물건 값이 싼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가격표에 4.99로 정가가 매겨져 있다면 소비자들은 앞쪽의 4달러에 신경을 기울이지 뒤쪽의 99센트는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5달러에 가까운 4.99달러를 4달러대로 잡아넣는 축소셈법은 과소비를 불러오는 공식으로 기능한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아 페니의 용도폐기는 합리적인 결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반짝이는 구리 동전을 좋아한다. 2014년에 실시된 서베이에서 응답자의 71%가 길에 떨어진 페니를 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체의 43%는 정부가 코인 제작을 중단한다면 연방정부에 대해 대단히 실망하거나 분노를 느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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