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당 대선후보 ‘반대’ 한목소리, 소비자들 불이익 반독점 우려
▶ 월스트릿선‘수비형 대책’지지

AT&T의 타임워너 인수가 정치권과 소비자 단체들의 거센 반대를 불러일으키면서 감독당국의 승인이 험난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국 2위 통신업체 AT&T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타임워너의 인수협상 타결로 초대형 통신·미디어 공룡기업의 탄생을 앞두고 정치권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쟁점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펴온 민주·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이구동성으로 양사의 합병을 우려하면서 미디어 독점을 곱게 보지 않는 시각이 늘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 단체들까지 반대 목소리를 높이면서 향후 감독당국의 승인 절차가 험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T&T는 지난 22일 총 854억달러에 타임워너를 인수하기로 양사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2위 통신업체이자 케이블 TV 공급업체 3위인 AT&T와 할리웃의 메이저 투자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 유료 케이블방송 HBO, 뉴스채널 CNN 방송 등을 보유한 타임워너의 인수합병은 유통과 콘텐츠를 겸비한 거대 미디어 그룹의 출현이자 미디어 산업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의미한다. 이번에 AT&T에 인수되는 타임워너는 LA 등 미 전역에서 케이블 TV를 공급하는 타임워너 케이블과는 별개의 회사다.
양사는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미디어 사용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차갑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는 인수합병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런 협상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합의를 파기 조처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캠프 대변인인 브라이언 팰런은 23일 “클린턴 후보는 규제당국이 양사의 인수합병 협상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반드시 공개돼야 할 많은 정보가 있다”며 투명한 결정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CNN 머니는 클린턴 후보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시기와 비교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인수합병 승인정책이 느슨한 것에 불안감을 나타냈다면서 지난해 10월 온라인 미디어 ‘쿼츠’에 실은 기고문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에 반독점 수사 인력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2011년 컴캐스트와 NBC 유니버설의 인수합병을 승인해 거센 비판에 직면한 연방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를 재차 거론함으로써 정부 차원에서 이런 일을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클린턴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케인(민주·버지니아) 상원의원도 이날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두 회사의 인수합병에 우려와 의문을 품고 있다”면서 “보통 집중도가 덜할수록 도움이 되고, 언론 분야는 특히 그렇다”는 말로 인수합병을 우회적으로 반대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소비자에게 높은 사용료와 선택 제한을 강요하는 양사의 합병을 규제 당국이 반드시 파기해야 한다”고 트위터에서 역설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상원 반독점소위원회 소속 민주·공화 의원들 역시 이번 합의가 중요한 반독점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들은 타임워너 영화·스포츠 콘텐츠를 구독하는 시청자 정보를 자세히 분석해 모바일로 이들에게 맞춤형 광고를 선사하겠다던 AT&T의 구상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미 많은 광고가 소비자를 자세히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AT&T와 타임워너 고객에게 모두 ‘윈 윈’이라는 설명에도 빈틈이 있다고 잭도리서치의 전문가 잰 도슨이 지적했다. AT&T가 합병 후 타임워너 시청자들의 시청권에 불이익을 주거나 혜택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사는 광고 시청자층을 정확하게 설정하면 프로그램 제작비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작비 절감이 곧 시청료 인하와 같은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지진 않고, 컴캐스트와 NBC 유니버설 사례에서 보듯 비용이 내려갔다는 증거도 없기에 AT&T와 타임워너 합병에 따른 혜택이 무엇일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반해 월스트릿저널은 ‘수비가 강한 팀이 챔피언이 된다’는 스포츠 격언을 이용해 양사의 합병이 공격이 아닌 수비를 위한 대책이라고 23일 보도했다.
유료 케이블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인터넷 TV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동하는 이른바 ‘코드 커팅’ 현상과 유행처럼 번지는 ‘스키니 번들’ 현상에 양사가 공동으로 대비한다는 것이다. 스키니 번들(skinny bundles)은 적지만 알찬 채널로 구성된 시청 패키지 상품이다. 구글과 아마존, 애플 등 여러 업체는 월 시청료를 확 낮춘 스키니 번들 상품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여 기존 케이블 방송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