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유생산 16년새 46% 급감 신기술이 잃어버린 자리 대체 비용은 줄어 더 가속화될 듯

수잔 스테이시가 노스캐롤라이나주 유니피 섬유공장의 리프리브 바틀 프로세싱 센터에서 재활용 플래스틱 병조각을 가려내고 있다.
대통령선거전 당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멕시코와 중국이 수백만개에 달하는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로봇을 탓하는 편이 옳았을 것이다.
트럼프는 막판 유세를 통해 “우리는 더 이상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고 통탄했지만 그 역시 사실과 차이가 있다. 미국의 제조업은 아직도 잘 나가고 있다.
다만 공장들이 이전처럼 많은 근로자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현장 노동인력을 대체한 산업로봇 때문이다.
미국은 제조업분야의 고용이 정점에 올랐던 1979년 이래 700만개 이상의 공장 일자리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장생산은 지난해 1조 9,1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979년 이후 2배 이상 증가했다. 경기대침체 직전해인 2007년 수치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글로벌 서열은 중국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중국의 미국시장 접근이 확대되면서 국내 제조업이 다소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다. 섬유업과 가구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 저임금을 앞세운 경쟁국들에게 밀려 적지 않은 특히 일자리를 내준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섬유생산은 2000년 이래 46% 감소했고 이로 인해 섬유업 전체 일자리의 62%에 해당하는 36만 6,000개를 놓쳤다.
그러나 최근 나온 리서치는 무역위축이 아니라 공장의 자동화가 공장일자리 감소의 최대원인임을 보여준다. 흔히들 엄청난 무역 적자에 무게를 두지만 실제와는 다르다.
볼 주립대학의 ‘비즈니스경제 리서치센터’가 내놓은 연구보고서는 지난해 미국의 사라진 일자리의 13%가 무역 부문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반면 88%는 인력 필요를 감소시키는 로봇과 자생적 요인들로 인한 것이었다.
싱크탱크인 랜드콥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하워드 샤츠는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이전보다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제너럴 모터스(GM)의 공장인력은 1970년대 수준인 60만 명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이전보다 더 많은 트럭을 생산한다.
강철과 다른 주요 금속 생산을 살펴보자. 1997년 이래 미국은 1차 금속 생산 분야에서 26만 5,000개의 일자리를 상실했다. 이처럼 관련 일자리는 42%의 가파른 감소율을 보였으나 생산량은 38%가 늘어났다.
듀크대학의 앨런 콜래드-웩슬러와 프린스턴 대학의 잰 디 뢰커는 지난해 미국이 잃어버린 제철분야 일자리는 해외경쟁 혹은 판매부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신기술 약진 때문에 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로 고철을 이용해 강철을 만드는 초고효율 미니 제철소가 좋은 예에 속한다.
보스턴 컨설팅그룹은 세계 25대 수출국의 산업로봇 투자가 2025년까지 매년 10%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몇 년간의 성장률은 2-3% 정도였다.
로봇의 경제학은 군말이 필요 없다. 상품이 대체되거나 업데이트되면 로봇을 리프로그램하면 된다. 해당 근로자를 재교육시키는 것보다 돈과 시간이 훨씬 절약된다.
로봇 설치비용도 떨어지는 추세다. 로봇 용접공 비용은 2005년 기준으로 평균 18만 2,000달러, 2014년 기준으로는 13만 3,000달러다. 이 비용은 2025년에는 10만 3,000달러로 내려갈 전망이다.
로봇은 미국의 노동비용을 22% 축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과 한국의 노동비용 역시 로봇 덕분에 각각 25%와 33% 줄어들 것이라는 게 보스턴 컨설팅그룹의 예측이다.
그러나 로봇이 미국 근로자들에게 온통 나쁜 것만은 아니다.
로봇의 사용증가는 개발도상국들의 높아진 노동비용과 결합해 기업들이 저임금 노동력을 찾아 지구촌을 누비고 다녀야 할 필요성을 줄여준다.
또 2011년의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자동차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한국 한진해운 파산으로 화물 하역작업에 차질이 빚어진 점도 너무 멀리 떨어진 공급라인에 의존할 때의 리스크를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따라서 국내 다국적기업들은 로봇에 힘입은 비용절감과 값싼 에너지, 고객과의 거리단축 등의 긍정적인 요인을 감안, 해외로 이전했던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되돌리고 있다. 모든 달걀을 아시아라는 단일 바구니에 담지 않겠다는 의도다.
컨설팅 전문업체인 디로이트의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사의 최고경영자들은 2020년까지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제조업국가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영리 로비단체인 리쇼링 이니셔티브(reshring Initiative)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매년 평균 22만 개의 일자리를 다른 국가들에 빼앗겼으나 지금은 해외투자에 의해 창출되는 신규일자리와 다시 돌아오는 일자리가 이 같은 수치를 상쇄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스턴 컨설팅의 선임 파트너인 해롤드 서킨은 값싼 노동력을 찾으려는 기업들의 소동이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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