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인투어 취소 폭주로 비즈니스 타격, 연기로 인한 포도 손상 우려 커져
▶ 2017년 빈티지 부정적 이미지 걱정도

소노마밸리 군드락 분슈 아이너리의 포도들. 다행히 화마가 포도밭은 비껴갔지만 비즈니스 타격으로 걱정이 많다. <뉴욕타임스>
산불이 최근 북가주 와인지역을 덮치고 지나가면서 나쁜 소식들이 쌓이고 있다. 건물들을 불타고 근로자들을 일자리를 잃었다. 취약한 경제 또한 자연 재해 앞에서 위협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연기가 점차 걷히면서 포도재배와 와인제조에 생계를 의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화마가 그들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포도밭은 대부분 피해갔다는 것을 발견하고 안도할 수 있었다. 화마는 나파와 소노마 카운티 산과 들녘을 불태우고 검게 그을렸지만 이 지역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포도밭들은 건드리지 않았다. 문마운틴 지역 와이너리인 레프리스의 와인제조가인 데릭 브래들리는 “우리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은 상태”라고 말했다. 불길이 다가왔지만 다행히 건물들과 포도밭으로 옮겨 붙지는 않았다.
최악은 피했다는 이런 보편적인 안도감 속에서도 와이너리들은 가까운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특히 포도가 산불로 해를 입었을 경우 금년도 빈티지의 질과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해를 입었는지는 수개월 혹은 수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와인뿐 아니라 관광 비즈니스도 걱정이다. 식당과 호텔, 스파 등처럼 와이너리들도 관광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관광업은 와인업계의 선구적 인물인 로버트 몬다비가 ‘좋은 삶’이라고 불렀던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다. 10월과 11월은 나파와 소노마의 관광 대목이다. 관광객들이 몰려 와이너리들을 돌며 시음을 하고 일부는 맘에 드는 와이너리의 장기적인 고객이 되기도 한다.
루더포드 벤치 지역의 작은 와이너리인 트레스 사보레스는 관광객들의 방문에 비즈니스를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와이너리는 11월까지 무려 250건의 예약이 취소됐다고 주인인 줄리 존슨은 말했다. 이 지역 다른 와이너리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존슨은 “우리 팀은 시음비, 매출, 팁, 임금 등 모든 것을 잃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녀는 온통 어떻게 직원들에게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뿐이라고 덧붙였다.
19세기 중반부터 소노마 밸리에 군드락 분슈를 소유하고 있는 가문의 제프 분슈는 비즈니스의 20% 가량이 방문객들에 의한 것이라 밝혔다. 불길이 다가와자 집을 버리고 떠나자며 아버지를 설득했던 그는 현재 96명 직원들과 커뮤니티에 대한 걱정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금모금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은 몇 주 뿐이다. 다른 재해가 닥치면 우리는 홀로 남겨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산불로 나파와 소노마, 그리고 멘도시노 카운티의 10여개 와인제조 시설들이 손상되거나 붕괴됐다. 가장 두드러진 피해는 나파 스택스리프 지역의 시그노렐로 에스테이트와 화이트 비녀드이다. 이런 시설들은 곧 다시 세울 수 있지만 갓 심은 포도나무들이 소출을 시작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또 하나의 우려는 아직도 메케한 연기가 아직 수확하지 않은 포도를 손상시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화재 발생 후 나온 소식은 이 지역 포도밭 대부분이 화재 발생 전 수확을 마쳤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화이트 그레이프만 그렇다. 소노마와 나파의 최고급 와인을 만들어 주는 레드 그레이프의 상당량은 아직도 나무에 달려 있다. 와이너리들에 따르면 캬버네 소비뇽, 멀로, 캬버네 프랑 같은 보르도 품종의 30% 정도는 수확되지 않은 상태이다.
많은 와이너리들은 화재가 발생할 당시 수확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게 되면서 포도들이 연기에 손상됐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와인에서 재 같은 불쾌한 맛이 느껴지게 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2017년 빈티지 질이 나쁘다는 와인 애호가들의 인식이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일부 와이너리들은 언제 포도를 수확했는지 밝히길 꺼리고 있다. 프록스리프의 한 관계자는 “지금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고 있는 단어 중 하나가 연기 손상(smoke taint)”이라고 말했다. 30% 가량의 포도들이 화재가 발생 한 후에도 수일 간 매달려 있었다. 다른 와이너리들처럼 프록스리프도 화재 후 수확한 포도의 가공을 이전 수확 포도아 분리해 하고 있다.
포도껍질의 연기 잔류물보다 더 골치 아픈 것은 연기로 포도 성분에 변화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이다. 처음에는 이런 합성물을 맛이나 냄새로 분별하기 어렵다. 뚜렷이 나타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와이너리들은 이런 포도들을 그냥 씻어서 사용할 수 없다. 대신 이들은 포도와 쥬스, 혹은 와인을 연구실로 보내 성분분석을 의뢰하고 있다.
이런 우려는 와인제조 공정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기도 하다. 프록스리프는 자연생성 효모로 발효를 해왔지만 만약 연기 손상이 드러날 경우 이로 인한 풍미 변화를 막기 위해 제조 효모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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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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