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네스코 이어 인권이사회 탈퇴 공식화…지난해 파리협정도 탈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협력의 중심무대인 유엔의 핵심기구를 또 박차고 나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19일 오후 워싱턴DC의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미국의 유엔인권이사회(UNHRC) 탈퇴 방침을 밝혔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유엔 회원국들의 인권침해에 대응하고 인권보호 조치를 권고하는 유엔총회 산하 기구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인 2009년 인권이사회에 합류했다가 9년 만에 자진 탈퇴하는 셈이다.
미국이 유엔기구에서 탈퇴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탈퇴한 바 있다.
대외적인 명분은 유엔 산하 기구들의 반(反)이스라엘 성향이다.
사실상 '이스라엘 후견인' 역할을 하는 미국은 오랫동안 인권이사회가 팔레스타인 주장을 뒷받침하고 이스라엘에 대해선 편견과 반감을 보여왔다고 비판해왔다.
유네스코를 탈퇴할 때에도 반이스라엘 성향을 이유로 들었다.
유네스코가 요르단 강 서안 헤브론 구시가지를 팔레스타인 유산으로 등록하는 것을 비롯해 예루살렘 문제를 놓고 수차례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주자, 미국과 이스라엘이 나란히 탈퇴를 선언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스라엘 '옹호' 정책을 놓고는 여러가지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에 정신적 뿌리를 둔 유대계가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미국 주류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의 친(親) 이스라엘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거대한 네트워크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 정치와 외교, 금융, 경제, 언론분야를 움직이는 '큰 손'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가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유엔 기구의 잇따른 탈퇴 결정을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글로벌 리더십을 추구한 역대 행정부와는 달리 '국제합의'라는 명분에 얽매이지 않고 철저하게 손익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트럼프식 외교정책'이 밑바탕에 깔렸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세계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 탈퇴를 전격 선언한 게 대표적이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하자는 인류 공동의 목표보다는,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하는 화석연료 업계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와 올해 이란핵합의(JCPOA)에서 잇따라 발을 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미국 우선주의 외교에 대해 즉각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그리 놀라운 뉴스까지는 아니지만 실망스럽다"면서 "미국은 인권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할 국가"라고 지적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이 유엔인권이사회에 남는 것을 더 선호할 것"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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