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유럽, 안보 무임승차 안돼”, EU“미, 동맹을 소중히 여겨야”
▶ 나토 정상회의 하루 앞두고 설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왼쪽)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오른쪽)이 10일 브루셀에서 EU 나토 공약에 서명한후 악수하고 있다. [AP]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강행 이후 유럽과 미국이 첨예한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양측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유럽에 있는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 증액 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무역에 이어 안보 분야에서도 양 측간 균열이 커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토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뤼셀로 출발하기에 앞서 유럽에 있는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의 방위력에 의존, 안보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들 국가에 국방비 지출 확대를 거듭 촉구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분 사태 무력 개입 및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 있는 나토 회원국들에 이 약속을 지킬 것을 압박하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할 수 있음을 내비치며 70년간 유지돼온 대서양 동맹의 파기 가능성까지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이 같은 압력에도 올해까지 29개 회원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7개국(영국, 그리스,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만이 이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떤 다른 나라보다도 (국방비) 몇 배를 지출하고 있다”면서 “미국 납세자들에겐 공평하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유럽연합(EU)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매일 유럽을 비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나토와 EU 간 협력 강화 협정을 체결한 뒤 연 회견에서 “미국은 유럽보다 더 좋은 동맹을 갖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갖지 못할 것”이라면서 “오늘 유럽은 러시아보다 몇 배 많게 그리고 중국만큼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도 “동맹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그렇게 많은 동맹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스크 의장은 다만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모든 사람은 대비태세를 잘 갖추고, 잘 무장된 동맹을 기대한다”며 국방비 지출 확대를 요구했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글에 대응하는 ‘맞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나토 회원국들은 더 많이 지출해야 하고, 미국은 더 적게 지출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불공정한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지난 2001년 9·11 테러 때 유럽이 제일 먼저 미국에 대한 대규모 지원에 나섰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참전해 870명이 목숨을 잃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미국만이 유럽을 보호한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께서 내일 나토정상회의에서 만났을 때, 또 무엇보다도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때 이것을 기억해주기 바란다”면서 “누가 전략적인 친구이고, 전략적인 골칫거리인지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투스크 의장은 미국과 EU 간 무역갈등이 한창 고조될 때 미국을 향해 공개석상에서 ‘적보다도 못한 친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나토 29개 회원국 가운데 EU에 속한 회원국은 22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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