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유소년 축구팀 13명 구조작전, 전 세계서 잠수·탐사 전문가들 모여
▶ 17일 만에 감동과 눈물의 ‘해피 엔딩’

태국의 동굴에서 기적의 구조 드라마를 성공시킨 네이비실 특수 요원들이 어린이와 코치 등 13명을 모두 구조한 뒤 맨 마지막으로 빠져나와 엄지를 들어보이며 성공적인 작전을 자축하고 있다. [AP]
전 세계의 주목과 응원을 받은 태국 치앙라이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의 17일간의 ‘동굴 드라마’가 기적 같은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태국 해군 특공대는 10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동굴 안에 갇혀있던 12명의 소년과 코치의 전원 구조 소식을 전했다. 태국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께 19명의 다국적 구조팀을 투입해 사흘째 구조작전을 벌였고, 이날 동굴에 남아 있던 5명의 마지막 생존자를 무사히 구출해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동굴에 들어갔다가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된 13명은 17일 만에 전원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어떻게 구조됐나
하늘이 도운 기적이었다. 이들이 실종됐을 때만 하더라도 열대 우기(몬순)에 접어들면서 동굴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겨 생존 여부가 불투명했다.
11∼16세인 선수들이 고립된 지난 6월23일, 부모들이 실종 신고를 했고 동굴 입구 근처에서 소년들의 자전거와 신발 등이 발견됐다. 또 다음 날 소년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과 발자국이 발견되자 6월25일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들이 잠수해 동굴 내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과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등 다국적 구조팀이 꾸려졌지만, 동굴 내부 수로의 거센 물살과 폭우 등으로 한때 수색이 중단되기도 했다. 구조 당국은 배수용 펌프를 총동원해 동굴 내 수위를 낮췄고 6월30일 비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덕분에 잠수사들의 수색이 활발해졌다.
이달 1일에는 소년들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수백 개의 산소탱크를 동굴 안으로 밀어 넣었다. 기적은 소년들이 실종된 지 열흘째인 지난 2일 시작됐다. 이날 밤 영국 다이버들이 동굴 입구로부터 약 5㎞가량 떨어진 곳의 경사지에서 소년들과 코치가 모두 살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음날 곧바로 비상식량과 구급약을 공급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사 1명과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 3명이 소년들의 곁을 지켰다. 4일에는 잠수훈련이 시작됐다. 이들이 동굴 밖으로 나오려면 4개 구간의 ‘침수 구역’을 잠수해서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장 800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침수 구역 가운데 일부는 폭이 60㎝로 좁아 잠수장비를 벗어야 통과할 수 있어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걷잡을 수 없는 폭우가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상황이라 구조 당국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당국은 8일을 ‘D-데이’로 잡았다. 이날 오전 10시 잠수사 18명을 투입해 11시간 만에 소년 4명을 동굴 밖으로 무사히 데리고 나왔다. 9일에도 같은 잠수사들이 들어가 9시간 만에 4명을 추가로 구조할 수 있었다.
■‘동굴기적’ 만든 영웅들
이같은 기적 뒤에는 눈부신 활약을 펼친 영웅들이 있었다. 우선 실종 열흘 만인 지난 2일 동굴 입구로부터 무려 5㎞가량 떨어진 경사지에서 소년들과 코치가 모두 살아 있는 것을 발견한 영국인 전문 잠수사들이 있었다.
전문가 자격으로 현장에 급파된 이들은 동굴 속 바닥을 기고 급류 속을 헤엄쳐 생존자들을 발견하고 향후 구조계획의 토대를 세웠다.
이들과 함께 깜깜한 동굴 안에서 거센 물살을 헤치며 구조활동에 동참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과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 등 다이버 90여 명이 있었다.
이 가운데 사만 푸난(37) 전 태국 네이비실 대원은 지난 6일 동굴 내부 작업을 하다 산소 부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바람에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 2일 소년들이 발견된 직후부터 10일 모두 구조될 때까지 곁을 지키며 건강을 돌본 호주인 의사 리처드 해리스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소년들과 함께 동굴에 들어갔다가 고립됐던 코치 엑까뽄 찬따윙(25)도 숨은 영웅으로 꼽힌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동굴 안 수위가 급상승하자 소년들을 경사지 위로 올라가게 해 생존 공간을 확보한 뒤 천장과 종유석에 맺힌 물방울을 마시게 하는 등 기지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칠흑같이 캄캄한 동굴 안에서 두려움에 떠는 소년들을 추스르며 소년들을 모두 내보낸 뒤 마지막으로 동굴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엑까뽄 코치는 동굴에 갇혀 있는 도중 소년들의 부모님께 보낸 손편지에서 사죄의 뜻을 밝히고 아이들을 돌보겠다는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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