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론 분열 아니다” 광화문집회의 요구 무시
▶ 야 “국민통합 약속과 어긋나” 조국 파면 요구, 대통령 지지도 44.4%로 취임 후 최저치 기록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 인근에 설치된 경찰 펜스를 사이에 두고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위)와 ‘문재인 퇴진, 조국 구속 요구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놓고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대규모 찬반 집회가 열린 것과 관련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이 모인 서초동 집회에서 제기된 ‘검찰 개혁’ 주장은 적극 부각시켰으나 자신을 반대하는 국민들이 모인 광화문 집회의 ‘조국 장관 퇴진’ 주장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두 갈래의 집회에 대해 “국론 분열이 아니다”면서 “국민 뜻을 검찰 개혁이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표출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정치적 의견의 차이나 활발한 토론 차원을 넘어서서 깊은 대립의 골로 빠져들거나 모든 정치가 거기에 매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며 두 진영 간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에 대해선 우려를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로,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의정치가 충분히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 때 국민이 직접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접 목소리를 내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이는 국민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와 국회 모두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국회는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 법안 등 검찰 개혁과 관련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법무부와 검찰도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는 한편 법 개정안 없이 할 수 있는 개혁에 대해서는 속도를 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적인 공감을 표시했으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조 장관을 파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제 정치권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문제를 해결해내는 정치력을 발휘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은 국민 의견의 표출이라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그것이 가리키고 있는 검찰 개혁이라는 달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하나로 모이고 있는 국민의 뜻은 ‘검찰 개혁’이 아니라 ‘조국 파면’”이라며 “문 대통령이 광화문 앞길을 가득 메운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기는 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이 직접 의사 표현을 하게 만든 것은 민의를 외면하고 있는 문 대통령 본인 때문”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 대표를 맡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소위 ‘조국 수호 집회’를 긍정하고, 조국 일가의 불법·부정·비리·반칙·위선을 비호하는 홍위병들의 집회를 대통령이 나서서 선동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국론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을 등에 업은 친문 세력들이 관제 시위로 검찰을 겁박하고, 정당한 수사를 하는 검사들에게 인신공격까지 퍼부으면서 무법천지가 됐다”면서 문 대통령의 사죄와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정치평론가인 김병민 행정학박사는 “문 대통령이 직접민주주의 순기능을 강조하면서 광화문 광장에 모인 수많은 국민들이 대통령의 장관 인사권 행사 잘못을 지적하고 조국 장관 파면을 요구한 데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문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요구만 부각시키고 비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은 국민 통합을 내세운 취임사 약속과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한편 ‘조국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 4일 전국 성인 2,00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2.9%포인트 내린 44.4%를 기록했다. 이는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다. 국정수행 부정 평가는 2.1%포인트 오른 52.3%로 취임 후 기존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당 지지율에선 더불어민주당이 1.9%포인트 내린 38.3%, 자유한국당은 2.7%포인트 오른 33.2%였다. 바른미래당은 0.8%포인트 오른 5.9%, 정의당은 0.9%포인트 하락한 4.9%, 민주평화당은 0.7%포인트 내린 1.2%를 각각 기록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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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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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죄앙은 그냥 재앙이다 저놈이 저벌을 어찌다받으려고 저렇게 분탕질이냐...정말 치매걸렸나
문죄앙이는 사형 시켜야된다 옛날에 지껄인 화면을 찿아서 보면 지금에 변종으로 변한 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