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이 인터넷 채팅으로 ‘아내 성폭행’ 제안
▶ 부인에 약물먹여***51명 남성 재판에 넘겨져
남편으로부터 10년 가까이 약물에 농락당해 모르는 남성 수십명에게 성폭행당한 프랑스 여성이 공개 재판을 요구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피해 여성인 지젤 펠리코(72) 측은 2일 아비뇽 법원에서 열린 피고인들에 대한 첫 심리에서 공개 재판을 열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그의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72)는 2011년 7월∼2020년 10월 지젤의 술잔에 몰래 진정제를 넣어 의식을 잃게 만든 뒤 인터넷 채팅으로 모집한 익명의 남성을 집으로 불러들여 아내를 성폭행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도미니크의 제안을 받아들인 남성은 소방관, 언론인, 배달원, 교도관 등 총 72명으로, 이 기간 이뤄진 성폭행은 총 92건으로 수사 당국은 파악했다.
이들 남성 가운데 일부는 사망했고 일부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아 재판에 넘겨진 이는 51명이었다. 피고인 중 일부는 수사 중 석방됐으며 도미니크를 포함한 18명만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대중의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며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해 재판을 비공개로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고인들의 변호인들도 "의뢰인의 사생활 보호와 존엄성을 위해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엄성'이라는 단어가 변호인들에게서 나오자 이 모습을 방청하던 지젤은 "참을 수 없다"고 항의했다.
지젤의 변호사 중 한명인 스테판 바보노도 "그 생각은 미리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지젤의 존엄성을 짓밟은 성범죄를 저지르고서 법정에서 존엄성을 요구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취지다.
지젤과 그 변호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재판장은 이 사건을 공개 재판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날 휴정 시간에도 피해자를 위해 마련된 별도의 출입구를 이용하지 않고 일반인이 드나드는 정문을 이용했다.
지젤은 변호사에게 "사람들이 내가 숨는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미니크는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이들 남성에게 향수나 담배 냄새를 풍기지 않도록 하고 차를 집 앞에 주차하지 말라고 하는 등 '행동 지침'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운영하는 채팅방에 들어왔다가 이 일이 성범죄라는 걸 깨닫고 그의 지침을 거부한 사람은 단 두 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도 경찰에 도미니크의 범행을 신고하진 않았다.
범행에 가담한 남성들은 수사 과정에서 도미니크의 부인이 잠든 척 하는 일종의 '게임'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또 성폭행을 제안한 건 도미니크였기 때문에 자신은 강간범이 아니라고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도미니크의 범행은 그가 2020년 9월 동네의 한 슈퍼마켓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여성들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다 붙잡히면서 꼬리가 잡혔다.
수사 당국은 그의 집에서 압수한 컴퓨터에서 2만 개가 넘는 음란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했다.
주변인들은 도미니크를 평소 인자한 할아버지이자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좋은 친구로 여겼으나 이번 일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받았다.
자녀들 역시 어머니가 약물에 취해 기절한 줄은 꿈에도 모르고 치매나 신경 장애를 의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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