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관세 정책 여파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저가 정책을 내세운 창고형 할인점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인플레이션에 지친 미국인들이 휴지와 저렴한 보르도 와인을 사기 위해 줄을 선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창고형 할인매장 붐을 조명했다.
FT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회계연도 3분기(지난 11일까지 3개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 늘어난 632억1천만 달러(약 86조7천억원)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시장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631억9천만 달러(약 86조7천억원)를 소폭 상회한 것이다.
주당순이익(EPS)도 전년 동기 3.78달러보다 늘어난 4.28달러였다.
점포 수 변동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동일 점포 매출(휘발유·환율 변동 제외)은 7.9%, 온라인 매출은 약 16% 증가했다.
샘스클럽의 회계연도 1분기 동일 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해 모회사인 월마트 성장률을 앞질렀다.
BJ도매클럽의 회계연도 1분기 동일 점포 매출도 3.9% 늘었다.
이는 비지블알파가 집계한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앤앨버트슨의 최신 분기 동일 점포 매출 증가율 전망치가 2% 수준인 것과 비교된다.
메이시스 백화점 등의 매출은 오히려 하락한 상태다.
창고형 할인매장들은 이러한 성장세 속에 점포 수를 늘려가고 있다.
코스트코는 올해 15개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BJ도매클럽은 향후 2년간 25∼30곳을, 샘스클럽은 당분간 매년 15곳을 새로 열 방침이다.
창고형 할인매장을 이용하려면 최소 연 50∼65달러 유료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샘스클럽과 BJ도매클럽은 지난해 기본 회원비를 올렸지만 회원 수는 계속 증가세다. 샘스클럽 측은 이익의 80∼90%가 회원 수입에서 온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매장이 멀고 쇼핑할 때 긴 줄을 서거나 주차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인플레이션에 지친 미국인들이 창고형 할인매장을 찾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물가는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 2019년 대비 26%가량 높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관세 정책 속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은 창고형 할인매장들에 기회이자 도전 요인이 되고 있다.
관세발 물가 상승 여파로 소비자들이 창고형 할인매장에 더 몰릴 가능성이 있고, 창고형 할인매장의 구매력이 커지면 협력업체들에 대한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는 창고형 할인매장들에도 압박 요인이다.
코스트코는 이날 어닝콜에서 높은 관세가 부과된 국가에서 오던 상품 공급원을 다른 곳으로 바꾸고 상품 수입을 앞당기는 등의 방식으로 관세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트코의 미국 매출 가운데 3분의 1은 수입 제품에서 나온다.
또 관세에 따른 비용 인상을 감안해 품목별 가격 변경도 검토 중이라면서 중남미에서 오는 파인애플·바나나 가격은 동결했지만 꽃 등 다른 제품 가격은 일부 올렸고, 계란 등 일부 제품 가격은 내렸다고 설명했다.
코스트코는 회원 수입이 있고 고객들도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경제적 변동에 더 잘 견딜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평가했다.
BJ도매클럽 측은 지난주 콘퍼런스콜에서 관세로 제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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