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공감을 글로 쓸 순 있지만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조직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가 최근 던진 경고는 날카로웠다.
“AI 동반자의 가장 큰 문제는 아첨꾼이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상호작용이 일방적이라는 점이다.”
기계는 듣지만 반응하지 않는다. 위로하지만 아파하지 않는다. 질문하지만 궁금해하지 않는다. 이 일방통행 관계 속에서 자라는 10대들은 대화엔 능숙하지만 진정한 상호성에선 굶주려 있다. 10년 넘게 대학 입시를 지도해온 한 상담자는 더 구체적으로 증언한다. “공감 능력을 글로 표현할 수는 있어도 실제 상황에서 느끼거나 행동으로 옮기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통계는 이를 뒷받침한다. 10대의 72%가 AI 동반자를 사용하며, 약 3분의 1은 인간과의 상호작용 만큼, 혹은 그보다 더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대화에 능숙하지만 상호성에서는 굶주린 세대를 키우고 있다”고 우려한다. 문제는 이 세대가 곧 대학에 지원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학들은 이미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전 입학사정관 카일리 다울링은 단호하게 말한다.
“이제 대학은 완벽한 표현보다는 진정한 주도성을 보여주는 경험을 더 중요하게 본다. 학생이 말로만 열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를 원한다.”
AI가 에세이를 다듬고 디지털 혁신이 강조되는 시대에도 여전히 주목받는 것은 ‘아날로그 경험’이다. 지역사회 정화 활동을 조직하거나, 장애 아동 농구팀을 지도하거나, 시니어센터 정원을 가꾸거나, 이민자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활동. 이것들은 AI가 절대 대체할 수 없는 ‘돌봄, 타협, 헌신’ 능력을 보여준다.
이런 아날로그 경험은 시간과 책임을 요구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고, 다른 사람의 필요에 귀 기울이고, 때로는 자신의 계획을 수정하며 타협하는 법을 배운다. 바로 이 과정에서 학생의 진짜 인성이 드러난다.
프린스턴대는 지원자에게 “봉사와 시민 참여를 통한 사회적 책임”을 반영하라고 권장한다. 다트머스 칼리지는 활동가 돌로레스 우에르타의 말을 인용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의 삶을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완벽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참여하고 행동한 경험’을 보여주는 것이 강력한 입시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단순히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거나, 피상적 모금 활동을 벌이거나, 다양한 기관에서 형식적 봉사시간만 쌓는 ‘표면적 봉사’는 실제 상호작용과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 진정한 상호성 없이 좋은 의도만으로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다.
입학사정관들은 이런 활동을 한눈에 구별해낸다. 작가 제니퍼 월리스와 ‘The Mattering Movement’의 연구는 여기서 핵심을 짚는다. 학생들의 스트레스와 불안은 ‘자신이 중요하다는 느낌’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즉, 리더십을 얻는 것보다 주변 사람이 자신의 노력으로 가치 있다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는 부모와 교육자들에게도 과제를 던진다. 단순히 시험 성적이나 명문대 합격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참여하고, 호기심을 갖고, 타인을 존중하며 행동한 순간을 함께 기념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의미 있는 성취와 인간적 상호작용이 결코 상충하지 않음을 가르칠 수 있다.
‘중요함’의 경험은 양방향이다. 누군가를 돕는 동시에 자신도 성장한다.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자신의 존재 이유를 발견한다. 이것이 AI와의 일방적 관계와 근본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다울링은 학생들을 안심시킨다.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거나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신비한 질병을 치료할 필요는 없습니다. 방과 후 친구를 가르치거나 개인적 도전을 옹호 활동으로 연결하거나,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지역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등 작은 순간에서 학생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성실함을 대학은 주목합니다.”
대학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업적이 아니라 ‘참여의 증거’다. 수동적 학습에서 적극적 봉사로, 정보 습득에서 기여로 나아간 경험을 중시한다. 규모가 아니라 깊이, 화려함이 아니라 진정성이 핵심이다. 흥미로운 점은 입시를 위해 시작한 봉사라도 경험 자체가 거래적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타인을 위해 존재하는 경험은 학생의 의도를 변화시킨다. 자신의 존재가 다른 사람에게 의미 있음을 깨닫게 한다. 월리스가 말한 것처럼 ‘중요함을 느끼는 경험’은 단순한 입시 자료가 아니라 살아 있는 돌봄과 목적의 교환이다.
결국 AI 시대에 학생을 차별화하는 최종 요소는 기술력이 아닌 ‘인간적 상호성’이 될 것이다. AI가 아무리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줘도, 땀 흘리며 타인과 부딪히고 배운 경험은 흉내 낼 수 없다. 공감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어도 실제로 공유할 수 없다면 그것은 입시에서도, 인생에서도 공허한 스펙에 불과하다.
대학들이 원하는 건 완벽한 에세이가 아니라, 진짜 인간이다. 실수하고, 배우고, 타협하고, 성장한 경험을 가진 학생이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 그것은 바로 불완전하지만 진정한 인간관계 속에서 길러지는 ‘상호성’이다.
이것이 앞으로의 입시,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