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복 차림으로 특수작전을 수행중인 군인들이지만 그들의 손에는 총이 아니라 녹음기가 들려 있다. 부대원은 고작 3명에 불과해도 그들의 목표로 삼는 것은 광범위한 의미의 테러리즘이다. 제 305 육군역사지대의 임무는 후대를 위해 그 연대기를 기록하는 것이다.
피츠버그에서 온 이 작은 육군 예비역 부대는 지난 3개월 이상을 9월 11일에 국방부에 항공기가 날아와 추락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자세하게 기록하느라 애써왔다. 다 파괴되어버린 국방부 복도와 사무실에서 녹아버린 전화기나 시간이 멈춰버린 시계등, 수십점의 기물들도 수집했다. 생존자, 소방관, 성직자, 구조원등 수백명과 인터뷰도 했다.
이 부대의 지휘관인 로버트 스미스 소령은 자신이 맡은 일이 아프가니스탄 최전선에 배치된 부대만큼 중요하고 어렵다고 믿는다. 국방부 건물 공격에 대한 올바른 설명, 189명의 인명이 어떻게 손실됐고 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났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없이는 이 나라가 장차 다른 테러 공격을 막는데 도움될 중요한 교훈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동안 현역, 예비역, 방위군으로 육군에 적을 두어온 스미스 소령은 이 일이 자기가 군인으로써 해온 일중 신병 훈련 다음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제대로만 해 놓으면 배울 것이 너무나 많지요"
연방 교사융자 프로그램 담당자로 일하는 스미스는 9월 11일, 워싱턴 다운타운에 있는 사무실의 서쪽 유리창을 통해 국방부 건물에서 검은 연기 기둥이 치솟는 것을 보았다. 즉각 자신의 지대를 파견해 줄 것을 상관에게 요청한 그는 펜실베니아에 있는 2명의 부하에게도 e 메일을 보내서 녹음기와 카메라, 군복을 갖춰 출동할 것을 지시했다.
육군은 25개의 역사 지대를 두고 지난 10년동안 전세계의 수많은 분쟁 현장에 파견했는데 305지대도 그중의 하나다. 이들의 임무는 가능한한 현장에 가까이 가서 전장에서 일어난 모든 좋은 일, 나쁜 일을 윤색하거나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사실 그대로 설명하는 것이다.
"자기가 방금 한 일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다음에 해야할 일을 내다보지 못하는 법"이라고 말하는 군역사 전문가 존 길마틴 주니어 오하이오주립대학교수는 "발생 즉시 기록해 놓지 않으면 모든 것이 정치는 물론 인간의 기억에 의해 사라져버리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서류 기록이 잘 보관되지 않는 요즘 같은 전자 시대에 역사 지대의 작업을 더욱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 맥네어 육군기지내 군역사센터의 수석 역사학자인 제프 클락도 말한다. 사실 지난번 걸프전 때만 해도 참전군인들이 귀국을 서두르는 사이에 수많은 기록 및 서류들이 파괴되어 버려 나중에 독개스에 노출되어 생겼을지도 모르는 의학적 문제들이 발생한 참전용사들이 불이익을 당하게 됐다.
육군은 10월 1일자로 스미스의 부대를 포함, 총 4개의 역사지대를 투입했다. 스미스의 부대와 함께 워싱턴에 온 아칸소의 46지대가 함께 쓰는 좁은 사무실 벽에는 이제까지의 전과가 288건의 인터뷰와 42건의 기물, 1875장의 사진및 1개의 비디오 촬영이라고 적혀 있다.
군역사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갖고 있는 스미스는 사람들이 매우 이해심 깊게 협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누구든 마주 앉기만 하면 이야기를 해주려고 애쓰는데 초기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면 그 비극의 충격이 뚜렷이 드러난다. 목소리들이 로봇처럼 단조롭고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동료의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등 기억상실증 증세까지 보인다.
스미스는 곧 이번 작전의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할 것이다. 아마 2년쯤 지나야 완성될만한 방대한 작업이다. "국방성에 일어난 일은 하나도 유실되면 안됩니다. 만일 그런 일이 발행한다면 그건 내가 육군장교로서 태만했다는 이야기로 결코 스스로도 용서하지 못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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