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팀에 소속된 소년이라면 누구나 푸른 창공을 향해 시원한 홈런 한방을 때려보는 것이 소원이다. 그러려면 야구방망이(baseball bat)가 가벼워야 하고 한번 때렸다하면 공이 멀리 쭉 뻗어져 나가는 것이어야 한다. 소년들의 이런 염원에 맞춰 요즘 승승장구하고 있는 제조업체가 있다.
캘리포니아 샌퍼난도 밸리의 밴나이스에 위치한 ‘이스턴사’(Easton)가 바로 요즘 야구방망이로 먹고사는 회사이다. 기술개발부에 소속된 엔지니어 45명을 포함해 1,2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이 회사는 ‘야구 방망이 업계’에서 미전국 2위를 달리고 있다.
이스턴사의 지난해 매출은 1억6,000만달러. 지난 5년간 매년 9%씩 매출이 증가해 왔다. 야구 방망이 외에도 하키 스틱과 자전거 바퀴 튜브와 부품도 만들고 있지만 매출의 주종은 야구 방망이다.
이는 꼬마 야구 선수들이 줄고 있는 시점에서 이변이 아닐 수 없다. 6세 이상 야구선수는 1987년을 정점으로 25%가 줄어들었다. 지난해만도 리틀 리그와 소프트볼 인원이 8%가 줄어들어 스포츠용품 업계 전체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스포츠용품 제조업체의 가장 강한 경쟁상대는 인근 제조업체나 스포츠용품 소매점이 아닌 바로 비디오게임과 텔리비전이다. 비디오게임에 넋이 나간 꼬마 소년들이 야구나 농구 등 각종 스포츠를 뒷전으로 미루고 텔레비전 앞에만 모여 앉아 있어 미 전국 스포츠 인구는 축구만 제외하고는 전부 줄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도 야구와 소프트볼 장비업계의 도매매출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26%가 늘어 2000년에는 총 4억4,000만달러에 달했는데 이중 야구방망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제일 많이 늘었다. 5년 전에는 매출의 25%를 차지하던 방망이가 지난해에는 미전국 야구와 소프트볼 용품 총매상의 37%를 차지했는데 여기에는 값나가는 ‘마법의 방망이’ 업적이 크다.
지난 17년간 야구인구 감소와 함께 야구용품 판매도 감소했고 오직 값싼 용품이나 혁신적인 제품만 팔려나갔다. 이에 이스턴사의 기술진은 야구방망이에 혁신을 가하기 시작했다.
알루미늄 방망이 안에 카본 파이버 라이닝을 대서 탄력을 더했다. 공이 맞을 때 탄성이 생겨 더 멀리 나가면서도 가벼워 더 잘 때릴 수 있고 또 방망이 면적을 넓혀서 공이 더 잘 맞도록 고안했다.
요즘 꼬마 야구선수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망이는 꼬마들의 아버지 세대가 사용하던 12달러짜리 박달나무 방망이가 아니다. 무게는 20온스밖에 안되지만 공이 맞는 면적은 더 넓어졌고 안에 탄력을 주는 특수재질이 들어간 ‘마법의 방망이’들이다.
당연히 값이 비쌀 수밖에. 리틀리그 꼬마들이 들고 다니는 방망이 한개 값이 자그마치 150∼200달러씩 나간다. 동네 경기장에서 야구경기가 벌어지는 날 덕 아웃에 걸린 방망이들 값을 합치면 족히 1,000달러는 넘는다. 그런데도 이 방망이를 한번 휘둘러 스트라익 볼을 때려본 꼬마들은 아빠 손을 끌면서 ‘거액의 방망이’를 사달라고 조르니 이스턴사가 대박이 터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순이익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이 회사를 두고 업계에서는 ‘업계중 최고 순이익’일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알루미늄 야구방망이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이스턴사는 향후 시장확보율을 60% 정도로 넓혀갈 야심에 젖어 있다. 또 나이키와 아디다스에 이어 야구화로서도 시장서열 3위를 확보하고 있는 이 회사는 앞으로 야구 장갑과 야구 글러브시장도 넓혀 야구용품의 전 라인을 제패할 희망에 부풀어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