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이렇게 비즈니스 했다
▶ 고객들이 알아주네요
한인등 소수계 여성의 비즈니스 자화상을 조사한 CDTech사는 실례로 한인타운 인근에서 세탁소‘파나웨이 클리너스’(4209 Washington Bl.)를 하는 수잔 이씨(사진)를 소개했다. CDTech사 책자와 이씨와의 직접 인터뷰를 통해 이민1세 여성의 쉽지 않았던 비즈니스 체험담을 정리한다.
수잔 이씨의 ‘파나웨이 클리너스’에는 고객의 감사편지가 여러 장 붙어 있다. 그러나 이런 편지를 받기까지 지난 4년은 어려운 세월이었다.
83년 이민온 이씨는 저임금에다 고된 식당 종업원 일을 견디다 못해 나이 마흔 여섯에 1만달러를 주고 ‘파나웨이 클리너스’를 인수, 뒤늦게 전업했다.
이 업소는 세탁소에 세탁물을 모아 보내는 에이전시. 한국서 양장점을 운영했고 디자이너 꿈도 있었으나 세탁 일은 전혀 몰랐다. 전 주인에게서 기계 운영법을 단 하루 배운 후 일을 시작했다. 돈은 하루 50달러만 벌자고 다짐했다.
개업 초 집에서 밤새워 손님들이 맡긴 옷을 깁고 수선했다. 재봉틀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웃의 신고로 경찰의 방문도 여러 번 받았다. 에이전시는 연 외형매출이 25만달러 정도로 성장했지만 이를 위해 그녀는 모든 것을 희생해야 했다.
그녀는 CDTech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시간을 가게에서 보냈다. 소셜 라이프는 전혀 없었다. 교회도 없고, 네트웍도 없고, 정말 아무 것도 없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씨의 옷 수선 솜씨는 뛰어 났다. 고객들은 그녀의 이 솜씨에 반했다. “돈보다 고객의 신뢰를 번다는 생각뿐이었고, 옷에 대한 유별난 애착은 자연스레 고객의 옷에 대한 수선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세탁공장으로 옷을 넘기기 전 샅샅이 훑어가며 능숙한 수선 솜씨를 발휘했다. 달랑거리는 단추를 여물게 달아주고, 보풀은 싹 떼어내고, 고장난 지퍼는 척척 고쳐 놨다. 옷이 깨끗이 세탁돼 오면 티셔츠라도 어깨가 늘어지지 않게 스웨터처럼 접어 걸어주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좋아서 한 일이지만 일은 고됐다. 주7일 하루 12시간씩 일하고도 못 끝낸 일감은 집으로 가져가 밤새 해내는 날들이 이어졌다. 결국 몸에 탈이 났다. 세탁소 일하랴, 가사일 하랴, 체력 소모와 스트레스가 심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제 눈이 침침하고 힘들어 직원에게 일감을 많이 맡기는 편이라고 했다.
그녀의 이런 희생 덕에 단골은 늘었다. 이제는 롱비치, 글렌데일, 잉글우드에서도 단골들은 한 보따리씩 세탁물을 안고 온다. 이씨는 “다 내 손때 묻은, 내 옷“이라고 말한다.
“사람들 기대처럼 체인점을 하나 더 차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하나 제대로 하기도 벅찬데 허술하게 해서 손님들 실망시키진 말아야지요”.
수잔 이씨에게서는 한인 중년여성 비즈니스 오너들의 고달픔과 함께 프로패셔널리즘, 무엇보다 성실함이 물씬 느껴져 왔다.
<김수현 기자> 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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