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에 휘말려 기업생존이 안개속을 헤매는 모기업 월드컴과는 대조적으로 자회사인 장거리 전화회사 MCI가 전화요금을 새롭고 참신한 플랜으로 빠르게 신규고객을 흡수하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77만7,000명 이상의 고객이 월 기본료를 내면 로컬과 장거리 전화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MCI의 ‘Neighborhood’ 플랜에 가입했다.
MCI의 플랜은 처음으로 장거리 통화 요금을 기본료에 포함시킨 것. 현재 34개 주에서 운영중인 MCI의 전화서비스 기본개념은 휴대폰 요금 체계와 같다. 주별로 고객들은 49.99~59.99달러까지 월 기본료를 내면 로컬과 장거리 전화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통화대기, 음성사서함, 발신자표시 등 개별적으로는 5달러를 추가비용으로 내야하는 6가지 서비스가 부가서비스로 함께 제공된다.
기술 컨설팅사인 양키 그룹의 임란 칸 수석 애널리스트는 “매월 20~25달러 이상의 장거리 전화를 하는 사람들에게 MCI 플랜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MCI의 플랜은 로컬과 장거리 전화를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에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가장 유사한 플랜을 제공하는 버라이존은 무제한으로 로컬과 지역(regional)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네 가지 부가서비스를 추가시키고 있다. 뉴욕의 경우 기본료는 49.99달러로 MCI와 같으나 장거리 전화에 분당 8센트의 요금이 부과된다.
AT&T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28.95달러의 로컬 플랜과 19.95달러의 장거리 통화 무제한 플랜에 동시에 가입하면 된다. 또 3가지 부가서비스를 받으려면 월 12.5달러를 추가로 내야한다. 총 61.4달러를 내고도 장거리 통화는 다른 AT&T 가입고객과의 통화에 한하며 다른 장거리전화회사 가입고객과 통화시에는 분당 7센트를 추가로 내야한다고 월스트릿 저널은 분석했다.
장거리 전화사들의 공세에 일부 주에서 지역전화업자들이 전화요금 인하로 맞서면서 MCI의 플랜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SBC 아메리테크의 경우 지난달부터 미시간주에서 무제한 로컬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본요금도 1/3을 인하했다. 소비자 연합(Consumer Union)의 진 킴멜먼 디렉터는 “뉴욕에서는 정부주도의 요금 인하로 소비자들은 몇 년 전에 비해 15~20% 인하된 로컬 및 장거리 전화요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MCI와 다른 장거리전화업체들이 새로운 플랜을 내놓게 된 것은 ▲야간과 주말에 장거리 전화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 플랜의 등장으로 시장을 잠식당했고 ▲지역전화업자들이 로컬과 장거리 서비스를 합쳐 하나의 고지서를 제공하면서 고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장거리 전화사들이 의무사항인 로컬 전화선 임대 사용료가 규제 완화로 대폭 떨어졌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MCI측은 연말까지 ‘Neigh- borhood’ 플랜에 가입하는 신규고객이 200만 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MCI는 우선 회사존망에 관한 고객들의 우려를 극복해야 한다. 일부 고객들은 MCI의 지역 전화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면 모회사인 월드컴 문제로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에 가입을 망설이고 있다.
특히 MCI는 수 천명의 종업원을 해고할 예정이어서 이후에도 동일한 서비스 품질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임란 칸 수석 애널리스트는 “MCI가 요금을 선불로 요구하는 것도 아니어서 돈을 떼일 염려는 없고, 전화회사를 바꾸더라도 번호는 바꾸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고객들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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