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선생님’의 주희 기억하세요?”
80년대 초 청소년 드라마 ‘호랑이선생님’에서 얄미울 정도로 똑소리 나는 여학생 ‘주희’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모았던 탤런트 주희(34)가 12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90년대 초 방송을 떠나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주희는 일본대학교의 ‘예비 박사님’이 되어 오랜만에 고국의 찾았다. 10여년 만에 만난 그녀는 양볼에 살이 약간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야무지고 앳된 모습 그대로였다.
“고등학교(수도여고)를 졸업한 뒤 아역 탤런트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애썼는데 잘 안됐어요. 연예계에 대한 회의도 들고…. 슬럼프였죠. 그래서 ‘탤런트 주희’는 잊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 마음먹고 일본으로 갔어요.”
91년 ‘사랑이 꽃피는 나무’를 끝으로 연예계를 떠난 그녀는 이듬해 봄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일본대 영화학과에 진학한 뒤 같은 학과 석사과정과 예술연구과 예술전공 박사과정을 차례로 밟았다. 석·박사 기간에는 일본의 국비 장학생으로 뽑혀 학비 전액이 면제되고 한달에 18만엔의 생활비까지 나왔다.
지난달 ‘인협 영화로 본 일본인의 심성 연구’라는 제목의 박사 논문을 제출했는데 내년 1월께 논문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이번에 잠시 귀국한 이유는 메가박스 영화관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영화제’(10∼24일)에 어드바이저 자격으로 참가하기 위해서다.
“연예계 활동으로 잃어버린 것들을 찾고 싶어서 정신없이 공부하고 열심히 생활했어요. 그러다 보니 12년이 훌쩍 지났네요. 방송할 때는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인 아이였는데 혼자 오랫동안 생활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도 떠지고 많이 능동적으로 변했어요.”
80년대 간판 아역스타였기 때문에 당시에는 큰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도 알아보는 팬들이 많을까. “어린 학생들은 제가 누군지 전∼혀 모르죠. 반면 일본에서는 유학생이나 교포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고 사인도 해달라고 해요. 오히려 일본에서 더 인기가 많다니까요, 호호.”
자연스레 묻게 된 질문은 방송 복귀 여부다. “연예계에는 별로 미련이 없어요. 복귀할 생각도 없구요. 그런데 일본에서 공부할 때 딱 한 번 독립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연기에 대한 열정이 새롭게 생기더라구요. 단편영화나 연극무대는 언젠가 꼭 다시 서보고 싶어요.” 이재학,황치혁,윤진영,엄효정 등 ‘호랑이선생님’ 친구들과는 자주 만나지 못하고 소식만 듣고 있어 아쉽다고 한다.
“때를 놓쳐서” 아직 미혼인 그녀는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슈렉’같은 남자가 좋아요. 건강하고 귀여운 사람! 서른 중반에 결혼 계획 없다고 하면 창피하니까 좋은 사람 생기면 할 예정이라고 써주세요” 라며 소녀처럼 까르르 웃는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anju1015@sportstoday.co.kr
/스포츠투데이 장경호 jangho@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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