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찰이 외국 공관내로 진입하려는 북한여인을 결사 제지하고 있다. 기록영화 ‘서울기차’의 한장면.
AFI 영화제 폐막 탈북자 다룬 ‘서울기차’인상적
지난 4~14일 할리웃의 아크라이트 극장에서 진행된 2004년도 미영화학회(AFC) 영화제의 최고상은 ‘호텔 르완다’(Hotel Rwanda)가 차지했다.
1994년 르완다의 종족분쟁을 다룬 이 영화는 관객상을 받았는데 미국에서는 12월22일에 개봉된다. 인종청소 전쟁의 와중에서 자신이 매니저로 있는 호텔로 피신한 난민들을 보호하는 남자(단 치들)의 용기와 지혜를 그린 감동적인 작품이다.
한편 국제 장편영화 부문의 심사위원 대상은 멕시코의 흑백영화 ‘오리 사냥철’(Duck Season)에 돌아갔다. 멕시코시티가 정전이 된 가운데 한 아파트에 모이게 된 두 소년과 소녀 그리고 피자 배달원의 모습을 그린 대단히 경쾌하고 장난기 짙은 영화다. 기자는 이번 영화제서 30편의 작품을 감상했는데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이 바로 이 ‘오리 사냥철’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영화는 ‘서울 기차’(Seoul Train). 미국인들로 인권에 관심이 깊은 짐 버터워드와 리사 슬리드 등 3인이 감독한 55분짜리 비디오 카메라로 찍은 탈북자들에 관한 기록영화다.
북한 주민들의 중국행 탈북을 돕는 ‘지하 철도’ 단체와 그들에 의해 중국에 도착한 북한 가족들의 제3국에로의 위험한 탈출과정을 찍은 작품이다.
북한 주민들의 기아현상과 중국으로 탈출하려고 도강하다 죽은 사체를 그리고 중국의 외국공관 내로 진입하려다 중국 경찰에 붙잡혀 북한으로 되돌려 보내진 가족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기자는 영화 후 버트워드와 슬리드와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버트워드는 집을 저당 잡혀 제작비를 마련했고 슬리드는 현직 간호사로 자기 일도 중단하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자는 동포의 얘기를 미국 사람들이 만든 것에 대해 수치감을 느꼈다. 두 사람에게 그같은 느낌을 말했더니 그들은 “누가 만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며 모두가 아는 이런 비극적 사실에 대해 수수방관적 태도를 취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 영화는 이번에 상영 안됐지만 LA서 활동하는 한국계 이준희가 나오는 10대 아시안 게이의 갈등과 우정 그리고 그에 대한 부모의 불이해를 스릴러식으로 그린 ‘이산 마오’(Ethan Mao)가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돈벌이에 급급한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이라는 전형적 아시안 가정이 겪는 진통을 솜씨 있게 다뤘다.
또 관객들의 큰 인기를 받아 초만원을 이룬 영화는 홍콩의 형사 액션 스릴러 3부작 ‘무간도’시리즈. 미처 입장 못한 관객들이 항의하는 소동까지 빚었다.
이밖에도 대어급은 아니지만 훌륭한 영화들로는 ▲‘재주넘기’(Somersault) ▲‘클린’(Clean) ▲‘정면 충돌’(Head On) ▲‘아 폰드 키스’(Ae Fond Kiss) ▲‘후유증’(Aftermath) ▲‘신부와 편견’(Bride and Prejudice) ▲‘달콤한 잼’(Sweet Jam) ▲‘오마’(Omagh) ▲‘어제’(Yesterday) ▲‘20개의 손가락’(20 Fingers) ▲‘리듬이 바로 그거야!’(Rhythm Is It!) ▲‘거리의 다른 쪽‘(The Other Side of the Street) 및 ▲‘합창단’(Les Choristes) 등이 있다. AFI측은 올해 관객수가 작년비 20%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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