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우리의 앞마당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는 점증하는 반이민자 정서와 차별적 이민법 개정을 성토하는 지역 이민자들의 행진과 집회가 있었다. NAKA-워싱턴 회원들도 참여한 행진에서 참가자들은 함께 구호를 외치고(그래 우리는 할 수 있어! Si Se Puede! Yes, We Can!), 불끈 쥔 주먹을 하늘을 향해 힘차게 치올리며 우리도 이 땅의 주인임을(We Are America) 당당히 천명하였다.
이민자와 고용주를 처벌하려는 센센브레너 법안(HR 4437)과 부시 대통령의 소극적 이민개혁안, 그리고 상원에서 부결된 이민법 개정안 등을 계기로 폭발된 DC 지역 이민자들의 이번 집회는 미 전국 45개 주 100여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행사 중의 하나였다. 워싱턴 지역 20만 이민자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목소리 없는 존재로서 살아가기를 거부한 명백한 자기 선언이며 이민자의 인권과 정의를 요구한 제2의 인권운동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이날 행진과 집회를 주도한 지역 이민자 단체들, 종교 지도자들, 지역 활동가들, 그리고 인권 운동가들과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이민법 개정을 통해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민자들이 합당한 절차에 의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민국의 무능으로 헤어져 살고 있는 가족 친지들이 조속히 재회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인으로서의 인권과 시민적 자유가 보호되고 직장에서 권익이 보장되는 사회,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민자 청소년들이 그들의 꿈(American Dream)을 이 땅에서 실현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법개정이 참다운 이민의 나라 미국사회를 건설하는 기본임을 선언했다.
이번 이민법 개정을 통해 누구보다도 직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히스패닉의 이번 시위에 대한 참여와 절박함, 그리고 그 열기는 정말 대단하였으며 감동적이었다. 미국 전체 인구 중 14%를 차지하며 누구보다도 많이 힘들고 육체적인 업종에 종사하는 히스패닉이 이 땅의 이민자 권익을 위해 떨쳐 일어나 이 땅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 우리는 또 다시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민자의 권익, 인권과 정의를 요구하고 쟁취하기 위한 이러한 활동과 시위에 우리 한인들의 보다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이에 우리 NAKA-워싱턴에서는 아래 3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우리 한인 동포사회에 제시하고 함께 실천하기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현재 의회에서 진행되는 이민법 개정의 추이와 변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과 필요에 따라 의회 의원 방문 및 전화하기, 이메일 보내기, 그리고 팩스 보내기 등을 한다.
둘째, 이번 운동을 주도하는 히스패닉 지역단체 및 종교 지도자들과의 연락망을 구축하고 아태계와 아랍계를 포괄한 폭넓은 연대활동을 펼쳐 친이민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셋째,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을 위한 유권자 등록과 투표율 제고를 위한 범동포적 운동이 범단체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협의체를 구성한다.
우리의 2세, 3세들이 살아가야 하는 이 땅에서 이민자이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차별과 제한 그리고 서러움을 우리는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니 우리도 소수 민족들과 함께 힘을 합쳐 이민자로서의 권익과 정의를 쟁취하기 위해 떨쳐 일어나 행동할 때이다. 돌아오는 5월 1일 집회에 범동포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자.
김만식/NAKA 워싱턴지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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