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숙제 좀 도와주어”, “뭔데?” “학교에서 선생님이 말하기를 일본 자동차는 미국에 많이 들어오는 데 미국 차는 일본에 아주 적게 들어간대.” 이것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각자 생각대로 써 오라는 숙제였다.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하는 큰 아들의 30년 전 초등학교 2학년 때 질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간단하게 대답해주었다. 일본에서 미국 차를 수입하는 숫자만큼 일본차를 미국에서도 수입하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그러나 이 답은 학교에서 빵점을 맞아왔다. 자유경쟁과 시장경제를 무시한, 준 만큼 받아온다는 물물교환 식 원시적 발상이었기 때문이었다.
반미농성이 그들의 생업인 여권 좌파들이 평택 논두렁 진흙탕 속에서 미국과의 FTA협상 반대를 외치며 발버둥치는 한국뉴스를 봤다. 한국의 노총 등 100여 개의 노무현 대통령 지지세력인 좌파단체 8,000여 명이 지난 15일 서울 대학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을 벌였다. 농림부 장관을 지냈다는 김성훈 씨도 “FTA가 체결되면 한국은 미국의 51번째 주나 경제식민지가 된다”고 억지주장을 편다. 30년 전 필자처럼 고립을 자초하는 세계경제에 무지(無知)한 처사다.
그런데 이변이 생겼다. “반미 좀 하면 어때”하던 대통령이 국정 3년을 체험하면서 한미무역협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노 대통령의 결단력에 박수를 보낸다. 미국은 해마다 한국 중국 일본에 대해 수천억 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내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은 자유무역의 혜택을 누리는 나라다. 한국도 개발 초기엔 유치(幼稚) 산업 보호정책을 폈다. 수입대체품과 모조산업으로 조잡한 국산품 애용운동에 밀려 품질 좋고 값싼 외제는 사서는 안 되는 시절이 있었다. 1970년대부터 보호무역에서 자유무역으로 옮겨가는 개방정책을 썼는데 이 과정에서 경쟁 원리가 작동하면서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같은 세계적 초일류 기업이 탄생했다. 자유경쟁 없이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지금까지 보호정책을 썼더라면 현실에 안주해서 지금처럼 세계 11순위 경제대국과 일류기업이 탄생했을 리가 없다.
한미 FTA 반대론자 들은 개방을 확대하면 국내 산업이 붕괴될 것처럼 말한 다. 자유주의의 관점에서 볼 때 수입도 중요하고 수출도 중요하다. 쌍방 또는 다자가 모두 자국의 시장을 전부 개방하는 경우 그들 모두가 번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것이 자유무역의 묘미이다. 이것은 이론적으로도 입증 될 뿐 아니라 이를 지양했던 남미의 경제는 완벽하게 실패했지만 일방적 개방으로 자유무역을 택한 미국은 성공한 대표적 사례이다. 미국과 자유무역 체결을 반대하는 한국의 수구좌파야말로 세계의 웃음거리다.
한미 FTA가 한국 경제의 선진화와 한미동맹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구좌파 세력이 굳이 반미운동을 하겠다면 빌미를 FTA 말고 다른 데서 찾았으면 한다. 협정이 발효되면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일자리를 증대시킬 것이다. 경제산업 제도와 관행을 질적으로 개선시키는 효과도 예상된다. 농업이나 서비스 분야에서 단기적으로 피해를 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이익을 안겨주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일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문을 열어서 수출이 주는 편익보다 수입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고 보기 때문에 협상자체를 반대하고 현상유지 또는 보호주의를 주장한다. 협상과정에서 자국의 시장개방을 ‘양보’라고 부르고 타국의 시장개방을 ‘이득’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수입은 나쁘고 수출은 좋다는 잘못된 표현이 다. 영국,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등이 수입대체모델 대신에 과감히 세계화 경제에 통합했다. 일본, 싱가포르의 시장개방도 대부분 일방적이었다. 일방적으로 시장을 개방한다고 해도 결코 피해보는 것이 아니라 개방의 편익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으므로 한미간의 자유무역협정은 반듯이 이루어 저야 한다. 반미대통령이 지지세력의 반대를 무릅쓰고 FTA를 성사시키면 한국의 행운이라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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