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민족은 다르다. 국민은 법적으로 나라의 구성원을 인정하는 것이고 민족은 피와 뿌리가 이어지는 자연적 혈통이다.
미국은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이민의 나라다. 750만 해외동포는 국적은 다르지만 피와 뿌리와 문화가 같은 민족이다. 해외동포와 그 자녀들은 우리나라의 재산이요 영토라는 말을 하지만, 진정한 재산으로 그리고 움직이는 영토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씨앗을 가꾸고 키워서 열매를 맺어야 한다. 씨는 한국의 씨를 심어 놓고 가꾸고 키우지 않으면 다른 열매가 맺힌다. 이것은 재산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키워서 빼앗기는 것이다.
해외동포와 그 후손들을 한국의 재산으로 영토로 키우기 위해서는, 말, 얼, 글이 지켜지고 이어져야 하는 것이니, 한글학교가 그 터전이요 마당이다. 우리말을 가르치고 우리 얼을 심어주고 우리 글을 익혀 주는 것이 우리민족을 이어가는 길이다. 이것이 세계로 나가는 우리의 재산요 우리의 움직이는 영토다.
말은 같은 뿌리와 민족으로 섞어주는 정과 마음이요, 얼은 전통과 문화가 반죽되는 혼이요 정신이고, 글은 언어의 표현으로 역사를 남기는 기록이다. 말은 있으나 글이 없는 국가와 민족은 영원하지 못하다. 이스라엘 민족이 천년 세월 나라 없이 방황했지만, 말이 있고 얼이 있고 글이 있었기에 그 민족은 멸망 하지 않고 다시 자기네 국가를 건설한 것이다. 우리 한국 민족이 세계 속에 뿌리 내리고 영원이 번영하려면, 해외동포 자녀들에게 말과 얼과 글을 가르쳐야 한다.
워싱턴의 한인 이민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그 동안 동포사회와 교회가 함께 성장하면서 교회에 부설되는 한글학교는 70여 개가 있으며 이것은 부모와 함께 교회에 출석하고 자녀들은 한글을 배우는 일요일 한글학교다.
워싱턴의 대표적 민족교육 기관인 워싱턴 통합한인학교는 1970년에 처음으로 설립되어 3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캠퍼스에 500여명의 학생이 있고 48명의 교사가 수고 하고 있다. 그 동안 힘겹게 성장해 온 통합한인학교가 금년에 개교 36주년을 기념했다. 개교 기념 만찬 행사에서 그 어느 때 보다도 뜨거운 박수로 격려 받은 학생은 1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개근한 김진영 졸업생 이었다. 지난 12년을 토요일마다 빠짐없이 한인학교를 출석한 학생도 훌륭하지만, 그 뒤에서 끊임없이 어려운 환경과 여건을 이겨내고 자녀를 학교에 출석시킨, 교육 또순이 김경옥 어머니는 참으로 자랑스러운 한국의 어머니였다. 토요일이면 늦잠 자고 싶은 피곤함, 놀러 가고 싶은 충동, 친구들의 유혹, 미국학교 공부의 압박감 등의 어려움을 이겨낸, 학생과 어머니의 12년 개근은 참으로 대견하고 존경스러운 모녀였다.
교육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백년 후에 워싱턴 하늘 아래 통합한인학교의 위상을 보기 위해, 우리들은 2세 교육에 새로운 관심과 후원이 있어야 하며, 선생님들의 고마운 은혜를 기억하고 뜨거운 박수를 보내야 한다.
우리 후손들이 마음 놓고 좋은 환경에서 공부 할 수 있는 한인학교 건립이 동포사회의 소망이다. 많은 예산이 지출되는 셋방살이 학교 신세를 면하고 자기 건물을 갖기 위해 동포사회와 한국정부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푼푼이 모은 30만불의 종자돈이 300만불 3,000만불이 되어 우리 학교를 세울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우리 워싱턴 동포들 스스로가 벽돌 한 장씩 쌓아올리는 정성과 사랑이 있으면, 한국학교 건물은 번듯하게 세워질 것이다. 우리 동포사회에 긴급한 현안은 무엇보다 민족교육을 위한 워싱턴 통합한인학교 건물이다.
윤학재 <워싱턴 문인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