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언
▶ 김창근 <전 수도권MD한인회 회장>
워싱턴 지역의 3개 한인회 선거가 다가왔다. 선거 때가 되면 선거제도에 대한 시비가 연례행사처럼 나온다. 돈 안 쓰는 선거, 동원이 아니고 자진참여 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이상론이 거론되곤 하지만 반세기 가까운 기간, 선거 때가 되면 나오는 앵무새 공염불이다. 내가 사는 메릴랜드 지역의 실태를 예로 들어 여기 설명해 보려고 한다.
이곳 워싱턴 지역의 3개 한인회 선거가 주기적으로 치루어지고 있는데 수도권MD한인회, 워싱턴지구 한인연합회, MD한인회 등이다. 투표 장소는 수도권MD한인회는 한무리 교회에서, 워싱턴 지구 한인연합회는 지구촌 교회에서, MD한인회는 엘리콧 시티의 서울프라자에서 각각 투표한다고 발표한다.
유권자 관할 구역은 수도권MD한인회는 8개 카운티를(4대 까지는 4개 카운티였던 것이 어느 회장 때에 8개 카운티로 팽창됨) 관할 구역으로 하고 있고, 워싱턴 지구 한인연합회도 거의 MD전역을 선거 구역으로 하고 있고, MD한인회는 MD전역을 관장한다고 각 회칙에 명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지도를 풀이해보면 서울에 사는 사람이 대전이나 더 먼 곳 까지 가서 투표를 하라는 식이 되는 것이다. 과연 한 표를 행사하려고 먼길을 가는데 시간과 금원을 소비할 참신한 교포가 얼마나 될 것인가. 결국은 동원이라는데 불미스럽지만 의지하는 타락 선거를 되풀이 하게되고 출마자에게는 금전적으로 피해가 가기 마련이다. 회장 감투 쓰려고 많은 출혈을 하고 그나마 당선이 되면 다행이나, 2등이 없는 낙선을 한 후보에게는 무엇으로 위로를 할지 모르는 것이 선거이다.
수도권MD한인회는 몽고메리, 프린스 조지스, 세인트 매리 등 8개 카운티를 선거구로 하고 있고 볼티모어 한인회가 있는데도 하워드 카운티를 중심으로 MD한인회가 있다. 또 근래에는 수도권MD한인회의 관할구역이던 세인트 매리 카운티 등 남쪽 지방에 남부MD한인회가 생겨 활동하여 인근 교포들에게 봉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체의 탄생에는 나름대로의 의의와 계획이 있어 나무랄 이유 없는 바람직한 현주소라고 생각한다. 지방 분권제도가 모범적인 미국의 사회제도에서 우리같이 배우며 익혀야 할 제도문화의 도입도 중요한 요망 사항이라는 것이다.
선거제도를 돈 많이 쓰지 않고 바르게 치루려면 격에 맞는 관할구역을 책정,
실질적으로 가능한 운영의 묘를 살리면서 선거제도의 질서를 제정했으면 한다. 다시 말하여 각 카운티 단위의 한인회로, 교포 수에 따라 지방 한인회를 구성하여 그 위에 연합회를 두면 된다고 본다. 따라서 연합회는 MD주를 상대로 교포의 권익행사에 참여하는 것이며 각 한인회가 각 카운티와의 교류로 실무적인 기관이 되면 더 많은 효과가 나온다고 본다. 이 경우 연합회 구성은 각 한인회에서 파견한 인원으로 간접 선거를 치루면 동원이나 금전적 출혈도 경감될 것이며 유권자들은 지역 한인회 선거에만 참여함으로써 참여율도 향상될 것이며 운영이 더욱 활성화되어 우리는 일거양득의 효력을 얻을 것이다.
집안이 번성하면 분가하여 각기 번창하게 권장하면 되는데 혼자서 벅찬 통치를 하려다 보면 안에서 일어나는 반기를 막기 힘들다는 사실도 익히 겪은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허욕을 떠나 선거제도의 모순을 개혁하려는 용기 있는 자가 나와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감투가 커서 얼굴을 덮어 버린다면 그것은 논밭에 세워 놓은 허수아비가 아니겠는가.
김창근 <전 수도권MD한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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