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미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음식을 먹지를 않는데...” 어느 여자분이 친구분과 대화를 하는 중에 다소 불만이 섞인 말투로 하는 말이다. 소리 나는 쪽을 쳐다보았는데 40대 중반의 엄마인 것으로 보아 아이가 중학, 또는 고등학교 아이인 것 같다. 교회에서 주는 점심을 먹지 않고 맥도날드 사 먹으러 다닌다고 한다. 교회에서 아이들에게 주는 점심을 밥 대신 빵으로 주면 좋겠다고 하는 소리도 나온다. 아마도 저 가정에서는 식사를 모두 서양식으로 하는 모양이다. 보아하니 엄마와 아빠가 모두 영어권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그러면서도 왠지 모르게 섭섭한 것을 감출 수 없다. 우리가 이민을 와서 힘들게 살아가지만 그래도 행복한 것은 우리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주기 때문인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가 그러하듯이 우리의 아이들 공부를 가르치기 위해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힘든 일도 마다 않고 열심히 일하면서 오직 자녀들만 잘되기를 바라는 가정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기러기 아빠, 엄마가 되면서까지 해외에서 자녀들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우리 한국의 고유음식을 먹지 못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우리의 문화를 모른다면, 가뜩이나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우리의 고구려를 자기들의 역사로 만들고 있지를 않나, 이어도를 한국의 영토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 망발을 늘어놓고 있다. 일본은 한술 더 떠서 우리의 독도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부리는 이때, 정작 분개해야 할 우리는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한번쯤 돌이켜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미국으로 이민 온 중국사람들과 일본사람들의 가정에서는 사실을 알 수는 없으나 집안에서만큼은 자기네 나라 말을 쓴다는데, 그리고 자녀들이 자기네 나라 말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쓴다는데, 또한 자기네 친구를 만나도 꼭 자기네 나라 말을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교회에서, 상점에서 부모와 자녀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거의 영어가 편하다고 영어로 주고받는다. 교회에서도 아이들에게 한국말로 물어보면 잘 못 알아듣는 것처럼 어깨를 쓱 올리고 옆에 친구의 얼굴을 쳐다보곤 한다.
영어는 미국사람, 그리고 미국으로 이민 온 세계 여러 나라사람도 모두 잘한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한국말은 모른다. 우리 젊은이들이 우리말을 지켜 장차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 아닌가. 우리의 젊은이들이 영어와 한국말 2개 국어를 잘한다면 미국사회에서도 인정받는 젊은이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어른들이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먼저 가져야 우리의 자녀들에게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줄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우리국민들이 과거에 쓰라린 추억을 생각하며 주먹밥을 먹어보는 날도 있다는데 우리도 일주일에 단 한끼 식사만이라도 한국음식을 먹여 보면 어떨까.
우리의 아이들이 조국 대한민국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한다면, 또한 우리의 쓰라린 역사와 고유명절을 가르친다면, 그래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조상들이 이룩해 놓은 위대한 업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아니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떨까.
박용수 <저먼타운, MD>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