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우리 일상생활이나 동서고금을 통해서 우리들과 항상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우리 속담에서도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少, 一怒 一老), 즉 웃으면 복이 오고,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번 늙어진다는 뜻으로 웃음이 있는 곳에 항상 건강과 행복이 따른다는 말이 있었고 또 서양의 속담에도 웃음은 마음의 조깅이다, 웃음보다 더 좋은 영약은 없다 라는 격언이 있고, 불가(佛家)의 건강 10계명 중에도 소분다소(小憤多笑), 즉 화는 적게 내고 많이 웃으라는 대목이 있다. 이처럼 동서양이 모두 웃음에 대한 예찬론을 펴는 것을 보면 웃음이 신으로 부터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나 허언이 아닌 듯 싶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웃음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웃음의 종류를 딱 몇 가지로 나눌 수는 없겠지만 대체적으로 7가지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달갑지 않을 때 웃는 고소(苦笑), 조롱조로 비웃는 조소(嘲笑), 상대방을 깔보며 쌀쌀하게 웃는 냉소(冷笑)가 있는가 하면, 소리 내지 않고 웃을 듯 말듯 웃는 미소(微笑), 참아야 할 때 웃는 실소(失笑), 큰 소리로 떠들썩하게 웃는 홍소(哄笑), 폭발하듯 갑자기 와 웃는 폭소(爆笑)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웃음도 때와 장소를 분간 못하고 함부로 웃다가는 큰 낭패나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요사이 웃음 때문에 생긴 일화나 유머가 얼마나 많은지 별별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한 예로 웃음소리만 들으면 나이, 직업, 취미, 성별을 모두 알 수 있다는데 아주 그럴싸하다.
소년은 걸걸걸(girl girl girl), 어린애는 키득 키득 키득( kid kid kid), 남자는 히히히(he he he), 여자는 허허허(her her her), 또 축구 선수는 킥킥킥(kick kick kick), 요리사는 쿡쿡쿡(cook cook cook), 수사 반장은 후후후(who who who), 살인범은 킬킬킬(kill kill kill), 가수는 생긋 생긋 생긋(sang good, sang good, sang good) 웃는다나? 여하튼 웃음을 소재로 웃자고 만들어낸 유머이니 큰 의미까지는 둘 것은 없겠지만 그러나 이렇게 기쁨을 주는 웃음일지라도 아무렇게나 함부로 웃어서는 안 된다는 무언의 교훈을 우리들에게 시사해 주고 있다.
며칠 전 본국 일간 신문에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퇴임식에서 웃다가 동료 국무위원으로부터 너무 웃지 마시라는 권유를 받아 주위를 썰렁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천근만근 같은 장관직을 사임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서였는지 아니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표정 관리를 하려고 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국민을 대표하는 장관이 국민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그가 그러한 헤픈 웃음을 웃을 자리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한 그의 웃음으로 그를 실없는 장관이라고 취급해버리고 넘길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간과하거나 묵과하기엔 우리 사회가 너무 커버린 것 같다.
우리 모두 일상생활에서 하찮은 웃음이나 행동일지라도 서로 주의 하도록 하자.
김영식 /볼티모어,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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