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갖고 있는 특성이 있지만, 나는 봄을 가장 좋아하고 사랑 한다. 봄은 싱싱하고 힘찬 기운이 있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줄뿐 아니라 지대하고도 원대한 포부와 희망을 봄에 새싹처럼 돋아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1월은 기온으로 보면 확실히 겨울의 한 고비다. 다시 말하면 겨울이 짙었으나 봄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1월이 시작되면 봄이 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 계절은 모든 사물에 대한 새로운 출발과 함께 도약의 전진이 되기 때문이다.
자정이 넘으면 날이 캄캄해도 새벽이 된 것과 같이,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1월은 봄이다. 4월과 5월은 대체적으로 따뜻하다. 봄은 짧은 편이지만 보통 1월부터 5월까지 봄이라 부른다.
봄은 새롭다. 아침같이 새롭다. 올해는 정해년 황금 돼지해라고 사람들이 희망이 넘쳐나고 있다. 나 역시 작은 가슴으로 무언가 희망을 갖고 싶다. 또한 따스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웃는 낯을 하겠다.
아침 등교 시간에 동네 어귀에 스쿨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어린 아이들이 책가방을 둘러메고 옹기종기 모여서 버스를 기다리는 순수하고 싱그러운 모습에서 봄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아이들은 사람이 귀하다는 것도 배우러 갈 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내가 기다리는 게 있다면 계절이 바뀌는 것이요, 희망이 있다면 봄을 다시 보는 것이다. 강장제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건 나에게 오로지 따스한 봄의 햇볕이 있다는 것이다. 봄은 싱싱한 그리고 생기(vitality) 넘치는 힘을 내게 줄 수 있기에 나는 봄을 좋아하고 사랑 한다.
봄이 오면 무겁고 둔한 옷을 벗어 던지는 것만 해도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주름살 잡힌 얼굴이 따스한 햇볕 속에 미소를 띠고 하늘을 바라다보면 곧 새처럼 창공으로 훨훨 날아 갈수 있을 것만 같다. 봄이 올 때면 젊음도 함께 온다.
나는 음악을 듣거나, 집에 있는 미술품을 들여다보거나, 정성껏 가꿔 놓은 여러 종류의 난초들을 바라볼 때면 저 멀리 가버린 젊음을 되찾게 되는 것 같아서 참으로 기쁘다. 봄을 맞이하는 기분도 행복에 젖어들 수가 있다.
나이를 먹으면 젊었을 때 초조와 번뇌를 해탈하고,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마음의 안정이란 것은 무기력으로부터 오는 사물에 대한 무관심을 말하는 것이다. 무디어진 지성과 둔해진 감수성에 대한 안타까운 위안을 봄의 생기로 보듬어 줄 수 있다.
늙으면 아무리 높은 지혜도 젊음만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린 시절에 제비니, 나비니 하는 말이 들어가는 동요들을 불러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제비나, 나비들은 작년에 왔던 것이 아닌 같은 피를 나눈 다른 제비나, 나비들이 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세월의 변화에 따라 그때 그때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라는 것이다.
민들레와 바이올렛이 피고, 진달래, 노란 개나리가 피고, 복숭아꽃. 살구꽃 그리고 라일락, 사향 장미가 연달아 피는 봄. 이런 봄을 맞으면 녹슨 심장도 피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는 비록 젊음이 가버렸다 하여도, 어느 고궁에 보관 되어있는 금으로 만들어진 금관이나, 금으로 만든 새 같은 이런 것들을 전혀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나에게는 지금 젊음의 봄이, 아니 생기가 넘쳐흐르는 봄이 오고 있다. 순간순간 마다 가까이 오는 봄,
홍병찬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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