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 칼럼
▶ 문무일/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
미국은 기회와 경쟁과 질서로 어우러진 나라다. 그중에서도 질서는 미국을 움직이는 원동력과도 같다. 개척시대부터 질서를 생명처럼 여기는 미국인들은 질서를 보호하는 일이라면 어떠한 대가라도 서슴없이 치른다.
질서를 어기면 법(law)이 추상같다. 미국의 질서는 곧 위엄(dignity)으로 통할 정도다. 어느 누구든 질서를 어지럽히면 가차 없이 응징을 받게끔 돼 있다.
사소한 금전실수라도 약속을 어기면 정상참작 없이 신용(credit)에 흠을 그어 버린다. 한국 같으면 인정상 넘어가 줄 수도 있고 눈 감아 줄 수도 있는 일을 인정사정 보지 않고 사납게 굴면 정나미가 떨어진다.
한국을 ‘재미있는 지옥’으로 비유하고 미국이 ‘재미없는 천국’ 이라는 우스개는 미국식을 소화하지 못한 자조 섞인 비아냥이 엿보인다.
American Dream을 트레이드마크처럼 지구상에 우뚝 선 초강대국 미합중국은 지구상의 모든 민족들과 이해관계로 끈끈하게 얽혀있는 나라다. 가히 세계의 젖줄이며 동시에 지구의 심장부 구실을 할만도 하다.
미국 사람들은 세계 여행을 끝낸 다음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자국인 미국을 꼽는다. 미국처럼 내외국인에게 혜택을 주는 풍요한 나라가 없거니와 사회적 분위기 또한 미국을 능가할 나라가 없다는 것이다.
삶의 질이란 기본적으로 먹는 문제에 있어 걱정이 없어야 하고 정신적으로는 마음 놓고 편하게 기대며 살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UN 통계를 보면 하루 1달러 이하의 생활비로 사는 사람들이 세계 인구의
20%인 12억 명이고, 하루 2달러 이하의 생활비로 사는 사람들이 전 세계 인구 63억 명의 절반가량인 30억 명을 넘고 있다.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마음 놓고 살 만한 나라가 흔치 않기에 미국을 살기 좋은 나라 가운데 으뜸으로 치는 모양이다.
그러나 희망과 꿈을 안고 찾은 미국이지만 막상 마주치고 보면 실망도 크다는 게 초기 이민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언어에서 음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생소한 데다 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견디지 못해 역이민을 시도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아메리칸 드림은 땀의 대명사다. 요행과 행운을 바라거나 달콤한 꿈으로는 어림도 없다. 맨 주먹 쥐고 이민길에 오르는 무모함이나, 준비 없이 의욕만 갖고 미국 이민길에 오르는 건 마음고생 사서 하는 거나 진배없다.
미국을 알고 배우는 데 교과서는 없다. 있다면 오직 체험하는 것이며 끊임없는 적응노력일 것이다. 과연 미국은 지상천국과 같은 나라인가?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는 미국을 떠나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다. 행복한 사람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듯, 살만한 사람이 불만으로 살면 거기에 천국이 있을 턱이 없다.
미국에 살면서 미국을 모르면 미국을 헛사는 것이다. 풍요로운 미국에 살면서도 정 붙이지 못하는 이에게는 미국은 재미없는 천국이 될 수밖에 없다.
문무일/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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