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필 박사, 이승만 박사 동상 건립에 대하여 워싱턴 동포들의 의견이 하나로 집약 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동포들이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들을 우리 동포들의 뜻에 따라 동포들의 손으로 건립하여 후세들에게 역사적 기념물로 남긴다는데 동상이나 기념관 건립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대사관이라는 정부 기관이 앞장서고 동포 단체들을 들러리로 참여시킨다고 하는데, 동포들의 성금과 모국의 지원으로 건립되는 동상은 관제 동상건립으로 동포들에게 외면당할 소지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코리안 커뮤니티 센터와 한글학교 건물이지 어느 특정인의 동상이 아니다. 동포들이 기꺼이 내야할 성금은 커뮤니티 센터와 한글학교 건립 성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누구의 동상을 건립하느냐 도 중요하지만, 동포사회에서 스스로 동상을 건립을 하겠다는 자생적 순수성이 바탕에 깔린 역사의식에서 시작되어야지, 관청이나 어느 단체의 강요에 의해서 마음에도 없는 사업에 성금을 내야 한다면, 그런 동상건립은 동포사회에서 마음의 박수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건국과 우리민족을 위하여 희생하고 순교하고 헌신하고 노력한동포 공로자가 어찌 서재필과 이승만 뿐이겠는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음지에서 조국 해방과 민족 역사의 계승을 위해 외롭게 공헌한 풀뿌리 해외동포가 얼마나 많은가.
어느 특정인의 동상 건립도 좋겠지만, 1903년 전후의 120년 이민역사 속에서 가시밭 황톳길에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우리 민족의 뿌리와 얼을 이어온 이름 없는 이민개척자들의 동상 건립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워싱턴 D.C. 골목길에서 밤을 낮으로 이어 가면서 땀과 시간을 생명줄로 삼아왔던 이민 1세 개척자와, 인종차별의 억울함을 한숨으로 달래며 참고 기다려 한 송이 연꽃을 피우기 위해 세월 속에 진흙으로 썩어간 어버이들의 희생을 역사로 말해주어야 한다.
이 같은 역사의 상징물이 동상으로, 기념관으로 만들어질 때, 동포들의 마음이 하나 되고, 우리 조상들의 땀과 눈물은 민족의 승리로 내일의 등대로 승화될 것이다.
동상은 상징적 조형물이다. 그 상징의 대상이 어느 특정인 하나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되어야한다. 샌프란시스코에 중국 꾸리들의 비참한 모습을 상징물로 건립한 중국 사람들은 그 부끄러운 과거를 가슴에 새기며 승리하는 내일의 역사를 다짐 했다.
워싱턴에는 유태인 학살의 부끄러운 과거를 기념관으로 만들어 다시는 비극 없는 민족이 되자고 다짐하고 있다.
부끄러운 과거의 역사를 숨기는 민족은 자랑스러운 내일의 역사를 창조 하지 못 한다. 우리 이민 개척자들은 자랑스러운 동상을 내세우기에 앞서, 부끄러운 과거를 상징물로 만들어 후세들에게 다시는 이런 부끄러움이 없는 민족으로 승리하기를 일깨워 주어야 한다.
이민 보따리 등에 지고 어린 자식 손잡은 아버지, 아이 등에 업고 보따리 머리에 이고 두리번대는 엄마 모습. 골목 코너 가게에서 강도 총에 쓰러진 아빠, 그 자리에 엄마가 다시 서서 굳세게 살아가는 이민 개척자의 모습. 이런 조형물을 건립하여 훗날 후손들에게 선조들의 개척 정신을 교훈으로 남겨주는, 이런 조형물은 어떨까.
굳이 서재필 박사나 이승만 박사의 동상을 세운다면 워싱턴에는 이승만 박사의 동상이 좋을 것이다. 서재필 박사의 기념관은 이미 필라델피아에 건립되어 있고 서 박사의 활동 공적은 그 곳이다. 이승만 박사는 대한민국의 건국 대통령으로서 워싱턴에서 정치와 외교로 활동했고, 대한민국 건국과 6.25를 비롯한 해방 후 조국 지키기에 공헌한 대통령이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마땅히 이승만 박사의 동상이 건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도 관이 앞서지 말고 순수하게 동포들이 앞장서서 건립하는 것이 모양새도 좋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윤학재/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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