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 칼럼
▶ 문무일/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
사람이 사람을 이해해줄 때 관계가 따뜻해진다. 마음의 온기를 지핀다.
이해란 믿어주고 알아주며 인정해주는 것이다. 아량이요, 관용이며 용서이기도 하다.
영어의 Understand 는 낮은 지점을 이해의 출발점으로 예시해준다. 대등한 위치에서 이해를 끌어내기 보다는 낮아질 때 생산되는 이해의 정서가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해 준다.
이해를 구하기 전에 이해해주는 것처럼 고마운 일이 없다. 더욱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해줄 때 거기에서 인간적인 감동이 묻어 나온다. 끊임없이 이해하는 것은 끝까지 참아내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옛날 중국 제나라의 정치가인 관중(管仲)에게 친구 포숙(鮑叔)이 있었다. 적대관계로 변해버린 관중과 포숙의 우정은, 포숙의 깊은 이해로 더욱 두터워진 인간승리의 드라마로 전해오고 있다.
포숙은 옥에 갇혀 있던 관중을 왕인 환공(桓公)에게 추천한 후 자신은 관중의 아랫자리에서 일했다. 어린 시절 관중은 가난으로 인하여 언제나 포숙을 속였지만 포숙은 항상 그를 따뜻하게 대해주고 속인 일을 따지지도 않았다.
재상이 된 관중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가난하게 살았을 때 포숙과 장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익을 나눌 때마다 내가 더 많은 것을 차지하곤 했다. 포숙은 나를 욕심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가난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한번은 내가 포숙을 대신해서 어떤 일을 경영하다가 실패하여 그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지만 포숙은 나를 어리석다고 하지 않았다. 운세에 따라 좋은 때와 나쁜 때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일찍이 세 번이나 벼슬길에 나갔다가 세 번 다 군주에게 내 쫓겼지만, 포숙은 나를 모자란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내가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세 번 싸움에 나갔다가 세 번 모두 달아났지만 포숙은 나를 겁쟁이라고 하지 않았다. 내가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붙잡혀 굴욕스런 몸이 되었을 때 포숙은 나를 이해 해 주었다. 그것은 내가 자그마한 일에는 부끄러워하지 않지만 천하에 이름을 날리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님이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친구 포숙이다…”
춘추시대 최고의 군사(軍師) 다운 독백이였다.
훗날 포숙의 자손들은 대대로 제나라의 봉록을 받으며 항상 이름 있는 대부의 집안으로 살았다. 공자가 관중을 소인으로 폄하시켜 관경중(管敬中)이라고 부른 반면 역사를 쓴 사마천은 사람을 알아보는 포숙의 능력을 부각 시켰다. 폭넓은 이해로써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아름다운 우정을 역사에 남긴 사례다.
사람을 사귀는 데는 많은 세월을 필요로 하지만 사람을 잃게 되는 것은 한 순간이다. 대부분 이해부족으로 관계가 파손된다. 인간관계의 실패다. 사람에게 실망하면 누구나 고통을 겪는다. 이해가 부족하면 쉽게 부정하거나 냉담해지는 건 인지상정이다. 이해가 불신으로 바뀌면 정분이 사라지고 사람이 사람을 쉽게 버리기도 한다.
나귀는 오래가야만 나귀의 힘을 알 수 있고 사람은 오래 교제해보아야만 사람됨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살다보면 버려야 할 것이 많지만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버리는 것이 아니다. 사람 사는 일이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인생유전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하는 말이지만, “가다가 중지 곧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다” 김천택(金天澤)의 시조는 새겨볼수록 늘 새롭기만 하다.
문무일/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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