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삶
▶ 양민교/의사.리치몬드, VA
미국에 있는 젊은 한국인들을 보면 상당한 기대와 한편으로는 근심을 가지게 됨을 숨길 수가 없다. 피상적으로는 평안한 사회 속에 경제적으로 부를 누리는 것 같은 환경에 처해있는 착각을 하기 쉽기 때문인 것이다. 정치, 군사, 외교문제는 지금처럼 두드러지게 미국이 곤경에 처해있음에도 이를 부인하는 거대한 힘이, 엄연히 3,000여 명의 젊은이들이 목적이 불분명한 전쟁터에서 폭탄 테러로 산화함에도, 무모하게 미국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전쟁의 끝을 보이지 않게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꿈꾸고 있는지를 진정으로 알고 싶다. 이들이 사회를 보는 눈이 밝아지고, 하고 있는 일에 열심을 다하며, 벌써부터 미래를 향한 꿈을 꾸었었기를 바란다.
혹 방황할 일도, 세상사에 지치기도 하고, 유혹 속에 파묻혀 시간을 잃는다 해도, 지금까지 겪어온 경험은 손에 쥔 금, 은 보화처럼 값진 것으로 생각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머리를 길러 땋고, 귀걸이를 하고, 노랗게 염색한 머리를 하는 젊은이라 할지라도, 몸에 문신을 하고 배꼽을 드러내는 일이 호기심 때문이라면, 언제인가는 자기를 치장하지 않더라도 자신을 진정 알 때가 되면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의 면박으로도 해방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날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대학생들은 이북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전단을 만들고, 퍼포먼스를 하며 이북동포에 대한 무관심을 깨우치려는 운동으로 그들의 귀한 시간을 쓰고 있다.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밖에서 자며 구호금을 마련한다. 정신대를 위해 거리에서 서명운동을 하고, 일요일에 길거리 빈민을 위해 수프을 끓이고 빵을 덥혀서 나눠 주며, 더러운 손을 덥석 잡고 희망을 심어 준다. 또 젊은이는 몇 푼 안 되는 일당을 받으며 두서너 곳에서 일을 하며 언제인가 자기의 회사를 꿈꾸며 참고 땀을 흘리고 있다. 다른 젊은이는 연구실에서 아무도 꿈꾸지 못한 진기한 사물의 발명을 위해 밤을 샌다. 아직도 어느 대학의 도서관에서 끼니를 굶으며 학업에 열중하며 학문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사람은 헤아릴 수도 없다.
젊은 목사가 성찬의 떡을 떼며, 주 보혈의 잔을 건넬 때, 거친 어른 성도의 손을 보고 자기의 곱고 흰 손이 부끄럽다 해서 눈물을 흘리는 감동을 보면서, 젊은이들 모두가 부모님의 손을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부모의 사랑과 정성이 모자란 것이었다면 젊은이들은 용서하라.
자신의 세계를 세워 나가려하는 젊은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성공이라는 목표 앞에 인격의 성취인 긍휼한 마음가짐이란 것이다. 이것은 겸손이기도 하다. 빈민자들에게 수프을 떠주는 선량한 젊은이의 얼굴을 사진 찍으려 할 때, 단호히 거절하는 학생의 얼굴 속에서 이런 것을 모두 발견했다. 너무 자랑스러운 일이다. 어려운 시간을 지날지라도 참으라. 곁에 도울 사람이 없다고 실의하지 말라. 멀리 있다 싶으면 으레 길게 시간을 잡아라. 길은 나있어도 빠른 길은 쉽지 않다. 바른길만이 빠르게 여겨지지 않을 뿐이다. 젊은이들, 힘내십시요. 여러분에게 거는 희망은 크고도 기쁜 것이다.
양민교/의사.리치몬드,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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