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방코델타 불법자금 동결을 풀어 주었는데도 의심이 많고 남을 속이는 게 공산주의자의 속성이라 북한은 자기들 수중에 들어올 때까지 믿지 못하고 14일로 정해진 영변핵시설 철폐 합의시한을 여지없이 넘기고 말았다.
그대가 나를 속였다 하나 내가 그대에게 속은 것이 아니라 그대 스스로 속았느니라. 조작된 핵실험인 줄 알고 있는 일본은 핵실험 발표를 명분삼아 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속으로는 비웃었지만 이를 ‘성공한 핵실험’(김정일이 그렇게 선전하니까)으로 간주하여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이끌어낸 것이다. 거짓과 선동을 중요한 체제 유지 수단으로 이용해온 김정일은 거짓선동으로써 자기 자신도 속은 것이다. 이제는 발표할 때가 되었는지 지난달 한국에 갔던 마이클 헤이든 미 CIA국장은 “미국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 10월 9일의 북한 핵실험은 실패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필자는 한반도 안보관련 국회 상하원 청문회가 있을 때면 자주 참석한다. 일반 탈북자가 아닌 이용가치 있는 과학자 등 북한의 중요 인물은 신분노출을 우려해서 비공개로 미국 망명을 받아준다. 이런 사람들이 국회 상하원에서 증언을 하게 될 때에는 눈과 입만 내놓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흑색 두건을 쓰고 나온다.
완전히 속은 줄로 착각하고 인도와 같은 수준으로 핵보유국 대우를 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하고 있는 북한은 핵실험 직전에 중국에 4kt규모의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통보했는데 5분의 1에 불과한 0.8kt 규모의 폭발 위력만 보였을 뿐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데 말이 많았다. 비시식 터지다 만 상태로 핵 분진을 감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미국에 망명한 과학자의 증언에 의하면 터지다가 만 꼴인 이 미숙 폭발의 원인은 두 가지이다. 기폭장치가 부실했고 핵폭탄의 원료물질인 플루토늄 239에 불순물 질인 플루토늄 240이 상당량 섞여 있었다.
그렇다면 플루토늄 239의 순도가 93% 이상인 무기급(Weapon Grade) 플루토늄을 북한은 만들지 못했던가? 그렇지 않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992년 6월에 북한 측이 재처리한 플루토늄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플루토늄 240은 2.44%였다. 미국 핵폭탄은 플루토늄 240이 보통 6%로서 북한제 플루토늄이 훨씬 질이 높다. 즉 그 이유는 순도가 높은 플루토늄을 썼을 경우 기폭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아예 터지지 않는데 240을 일정량(7% 이상) 혼합시켜놓으면 기폭장치가 실패해도 반드시 폭발하기 때문이란다. 1945년 미국이 뉴멕시코에서 실시한 핵실험에서는 6kg의 플루토늄으로 20kt의 폭발력을 얻었다. 북한이 이번에 4kg의 플루토늄을 썼다고 해도 15kt 정도의 폭발력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 폭발력은 그 정상치의 40분의 1 이었다.
폭약판은 터질 때 일제히 균일한 힘으로써 중심부를 향하여 중심부의 플루토늄 물질을 균등하게 수축시켜야 한다. 이때 중심부 플루토늄은 수축하면서 핵분열의 임계치에 도달한다. 그러면 중성자가 발생하면서 연쇄분열반응이 순간적으로 일어난다. 이 연쇄반응이 최고치에 달하여 최고의 폭발력을 얻기 위해선 100만분의 1초간 중심부 플루토늄이 터져버리지 않은 상태 즉 공과 같은 모습을 유지함으로써 최고치의 폭발력을 축적했다가 한꺼번에 터져야 한다고 한다. 북한 은 기폭장치 실험을 많이 해왔으나 측정 장치 없이 해왔으므로 핵폭탄 설계는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
기폭장치가 제대로 터지지 않으면 핵분열이 아예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과학자들은 순도가 높은 플루토늄이 있었지만 일부러 플루토늄 240의 농도가 높도록 조작하여 미숙폭발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계속)
유흥주/프리덤 소사이어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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