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의 장명수 칼럼 ‘노 대통령의 마지막 행운’(4월 6일자)을 읽고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 칼럼의 요지는 이렇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후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했다. 노 대통령 비판세력이 지지하고, 어제의 지지세력은 반대집회와 단식농성으로 돌아섰다. 그 원인은 노대통령의 FTA 리더십에는 분명히 종전과 다른 점이 있었다. 그는 한미 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상황인식과 흔들림 없는 추진력을 발휘했고, 절제된 언행을 유지했다… 4월2일 대국민 담화시에도 한미 FTA는 정치문제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다, 민족적 감정이나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할 일이 아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그 동안 노 대통령이 추진했던 지방화, 교육, 과거사, 부동산, 북한관련정책들에 대해서도 같은 접근을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올라간 것도 사실이고 한미 FTA가 성공적으로 타결된 평가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성공평가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고 근본원인은 간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명수는 누구인가. 한국 언론과 사회에 널리 알려진 유명인사요, 한국일보 사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일보 고문으로 장명수 칼럼을 쓰고 있는 영향력 있는 여류 언론인이다. 장명수 같은 유명 인사가 이런 평가를 내리고 있을진대 일반 국민들의 판단을 어떠할 지 심히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노 대통령이 지난 4년간 추진했던 중요한 정책들(지방화, 교육, 과거사, 부동산 북한관련정책 등)이 성공하지 못했거나 절름발이 성공으로 끝나고 말았던 원인이 무엇일까. 기득권의 표본인 보수 야당과 보수 언론의 저항과 반대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들은 왜 반대했던가. 나는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참여정부의 주요정책들이 기득권층인 보수 야당과 보수 언론에 이익이 되지 않는 정책들이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어떻게든 현 정부를 흔들어 무너뜨리고 정권 재탈환을 위한 정치적 목적이었다. 국민들을 위하거나 국가 장래를 위한 반대가 아니었다. 자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진할 때는 노 대통령을 향해 ‘안하무인이요, 고집불통이요, 민심을 외면한 독불장군’으로 몰아붙이며 비판만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번 한미 FTA는 어떤가. 그 자체가 기득권층, 즉 대기업과 가진 자들에는 유리하지만 힘 없는 농민들에게는 불리한 정책이다. 물론 장기적 보아 필요한 정책이요, 국가 전체적으로는 유익한 정책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어떤 정책이든 다수의 유리한 계층이 있으면 소수의 불리한 계층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미 FTA는 보수 야당과 보수 언론이 적극 지원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고, 기타 중요한 정책들은 국가 전체적으로는 유익하고 바람직한 정책들이었지만 기득권 보수 세력에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한 보수 야당과 언론의 저항에 부딪혀 성공하지 못했거나 절름발이 성공에 그쳤다고 믿는다.
안경순/볼티모어,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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