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칼/럼
▶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어두운 부분을 슬픔으로 표현한다. 고등학교 방송실에서 가끔씩 들려주었던 Piacer d’Amor(The Joys of Love)라는 노래의 가사가 생각난다. “사랑의 기쁨은 어느덧 사라지고 사랑의 슬픔만 영원히 남았네.” 사랑은 기쁜 것이지만, 기쁜 사랑이 되지 못하면 사랑은 슬픈 것으로 남게 된다.
대부분 사랑은 슬픔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랑들은 자신의 욕심이 앞서기 때문에 생기게 된다. 자신이 갖고자 하는 것을 지나친 욕심으로 쟁취하든지, 자신의 불행과 슬픔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모습들은 슬픈 사랑의 모습들이다. 사랑의 지나친 욕심은 죄를 부르게 되고, 그 죄는 결국 사랑을 무덤으로 몰고 가게 된다.
사랑은 선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며, 칭찬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작년에 물에 빠져 죽어가는 어린이를 살리다가 죽은 채종민 씨를 처음으로 ‘의사자’라는 이름으로 국립묘지에 안장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사람의 죽음은 슬픈 것이지만 그 슬픔은 죽음에 대한 슬픔을 넘어서 아름다운 생명에 대한 사랑 때문에 우리의 마음을 아픔으로 남게 한다. 그러기에 사랑은 슬픈 사랑보다는 아픈 사랑이 더 값지고, 아름다운 것이다.
얼마 전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식이 밖에서 맞고 돌아왔다고 아버지가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자식을 때린 사람을 보복했다고 한다. 이 사랑은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포장되었다 할지라도 모든 사람에게 감명을 주지 않기에 그 사랑은 슬픈 사랑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사랑은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견디어야 한다. 또한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고, 남의 유익을 구해야 한다. 이런 사랑을 베풀 때 사랑은 힘들고, 아픈 것이다.
해산하는 여인이 단지 해산의 고통 때문에 울며, 괴로워하여 그 해산을 슬퍼한다면 그 해산은 아름답지 못하다. 하지만 그 여인이 한 생명을 낳기 위해 비록 육체적으로 아픔이지만 그 아픔을 참고, 기다린다면 그 해산은 세상에서 아름다운 사랑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사막은 생명체가 살기에 어려운 곳이다. 물도 없고, 덥고, 먹을 것도 많지 않다. 그러기에 사막은 곧 죽음과도 같은 곳이다. 그런데 낙타는 사막에서도 나름대로 자신들의 생명을 유지하는 비결을 갖고 있다. 누구나가 사막은 고통이고, 절망이고, 고뇌라고 말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낙타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여 자신의 생명을 유지할 뿐더러 그 어떤 동물도 적응하기 힘든 사막을 자기들만의 삶의 영역이요, 터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삶의 환경은 슬퍼할 정도로 딱하기만 한 사막인데, 그것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삶의 노력의 아픔을 통해서 낙타의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결코 슬퍼하거나 절망할 이유가 없다. 물이 있지 않는 곳에도 물을 구할 수 있는 길이 있고, 빛이 없는 가운데서 빛을 찾을 방법이 있다. 산다는 것은 사랑으로 사는 것이다. 그 살아가는 사랑이 단지 환경에 대해서 슬퍼하고 낙심하고, 때로는 서로 반목질시하는 슬픈 사랑으로 남는다면 이 세상은 사막과 같은 곳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낙타가 물을 얻으며 사는 삶의 터전으로 삼듯이 이 세상을 고통 속에서도 참고, 기다리며, 노력한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랑은 비록 아픔이지만 좋은 결실과 열매를 맺어가게 될 것이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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