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의 FTA는 양국 의회의 인준을 남겨놓고 있지만 결국 발효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환영하는 바이다. FTA의 목적은 국가간의 무역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양국간의 교역을 원활하게 하고자함에 있으니 결국 두 나라가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FTA의 성공 사례는 NAFTA(North America Free Trade Agreement)에서 볼 수 있다. 1994년 1월1일을 기해서 발효된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간에 이루어진 자유무역협정은 미 국회에서 찬반의 극열한 논쟁을 거쳐 근소한 차이로 인준된 사실을 기억한다. 이를 반대한 국회의원들의 논리는 미국의 제조업체들이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로 공장시설을 옮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마치 한국의 농부가 미국의 농산물과의 경쟁을 우려해서 미국과의 FTA를 반대하는 것과 같은 이론일 것이다. NAFTA가 발효된 지 13년이 지난 오늘, 북미 3개국의 물동량이 예상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NAFTA는 성공한 것이다.
한미간의 FTA는 미국보다 한국이 바라는 바이다.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상품이 미국이 한국에 수출하는 상품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농산물 분야에서는 한국이 손해를 볼 것이나, 자동차, 전자제품,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미국이 손해를 볼 것이다. 이와 같이 품목별로, 또는 당사국간의 실리를 비교한다면 득과 실이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세계경제(Global economy) 의 시각으로 볼 때 전 인류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이론이며,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EU(European Union·유럽연합)의 의미를 필자는 적극적인 FTA로 본다. EU는 자유무역의 영역을 지나서 경제적인 면에서는 한 나라로 변신해버린 것이다. 필자는 지난 3월에 프랑스를 거쳐서 이태리를 여행하고 돌아왔다. 파리 공항에서 간단한 입국수속을 마쳤을 뿐 로마에 도착해서는 이태리 이민국의 간섭 없이 공항을 나왔다. 유럽이 한 나라가 된 사실을 실감했다.
수년전에는 유로화보다는 미화(US Dollar)를 선호하던 사람들이 오늘 날에는 유로화를 선호한다. 유로화가 제정되었을 당시에는 미화와 같은 비율로 거래되었으며 한때는 미화 1불이 유로화 1.2에 거래된 적도 있었다. 오늘날에는 그와 반대로 유로화 1불이 미화 1.4 로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EU 또는 FTA의 성공을 결과로 증명해주고 있음이다.
필자는 EU의 경제적인 성공이 부러울 뿐만 아니라 유럽 사람들의 포용력이 부럽다. EU 회원국은 각자 나라의 화폐가 없다. 통일된 유로화를 사용한다. 사람들뿐만 아니라 상품들이 국경에 구애됨이 없이 왕래한다. 특히 부러운 점은 독일과 프랑스가 각자의 화폐를 포기하고 제삼자가 발행하는 유로화를 사용하며 국경 없이 왕래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처럼 견원지간이 아니었던가.
이러한 부러움을 한국 형편에 견주어본다. 한국, 일본, 중국이 FTA를 체결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 많은 정치인들 중에서 이런 제안을 하는 자가 없음이 너무나 이상하다. 좀 더 진취적인 방법으로서 EU와 비슷한 가칭 AU(Asian Union)를 결성할 가능성은 없을까? 유럽 사람들은 가능한데 아시아인은 왜 못한다는 말일까.
이인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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