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 정신과 병원에 치료받으러 온 한 주부의 이야기다.
지난해 고교 3학년 수험생을 뒀던 주부 김 모 씨. 올해 아이의 대학입시 실패로 집안 분위기가 엉망이다. 그녀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고 자신이 잘못했다는 죄책감에 빠졌다. 남편은 “세상에 그 정도 고민 없고 우울증 걸리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어? 나도 직장에서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줄 알아? 하면서 아내의 우울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무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주부는 심한 우울증에 빠져 급기야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과 자식에게 말도 못하고 고민하면서 몸은 점점 야위어가고 끝내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알콜중독에 빠졌다.
김 씨가 우울증 치료를 제 때 했어도 이렇게 심각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4월을 ‘잔인한 달’로 만든 버지니아 텍 참사도 결국은 조승희 군의 우울증에서 시작된 정신질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유독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한국인의 편견이 심하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사라진지 오래다. 우울증 환자는 완벽주의자가 걸리기 쉽다고 한다. 또한 우울증은 정신병 의학계에서는 ‘마음의 감기’ 정도로 흔한 병으로 간주한다. 우울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율도 높다고 한다.
정신질환은 흔한 병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척박한 이민의 삶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한번쯤 우울증에 빠진 일이 있을 것이다. 정신병 전문의와 심리학자는 우울증의 한 치료 방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다고 자기 최면을 걸어보라고 제시한다. 그리고 운동과 노래도 부르고 자원봉사도 하며 밖으로 소리 내어 움직이고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관계적 존재이다. 우리의 모든 삶은 어떤 형태로든 관계로 형성되어있다. 특히 마음이 안정이 안 되고 주위의 사람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때 외로움, 고독, 심하면 우울증의 고통을 겪게 된다.
인간은 사랑으로 이룬 만남의 인생을 살고 있다. 절대자인 신의 사랑, 부모 자식 간의 사랑, 형제, 이웃 간의 사랑이 관심과 관용을 베푼다. 괴테도 “먼지도 태양 빛을 받으면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먼지도 관심의 대상이 되는 순간 빛을 발하게 된다는 것.
그래서 관심은 사랑의 눈길을 주는 것이다. 누구나 정신적 육체적 장애가 있다. 무엇인가 의도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사랑이다.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헬렌 켈러도 훌륭한 설리번 선생이 관심과 사랑의 교육으로 위대한 역사적 인물이 되지 않았는가.
아가페 사랑은 기독교의 모든 가르침을 꿰뚫는 테마가 된다. 그러므로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정신적 웰빙이 든든한 내적 재산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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