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괴롭거나 슬프거나 우울할 때 마음이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마음이 어떻게 생겼느냐 물으면 마땅히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지만 마음의 형상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 증오하는 마음, 마음을 부추긴다, 마음대로 안 된다, 마음 가는대로 등 마음과 관련된 말이 수없이 많음을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다.
마음 한번 잘 못 움직여 인생을 파멸로 이끈 사람이 있는가하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불면의 고통에 밤잠을 설치는 일 또한 부지기수다. 같은 상황일지라도 좋게 여겨지기도 하고, 기분이 매우 나빠지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요동치는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한신은 한 나라 유방을 도와 제국을 격파하는데 큰 공을 세워 제왕과 초왕을 역임한 바 있는데 그가 불우했던 젊은 시절에 겪은 일화가 있다. 시정의 부랑배가 보검을 차고 가는 한신의 앞길을 막으며 나의 목을 치지 못 하겠으면 나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야 한다고 시비를 걸었다. 이때 한신은 그의 머리를 쳐서 뭣 하겠는가 싶어 가랑이 사이를 유유히 빠져 나갔다 한다. 이처럼 마음을 잘 다스려 큰일을 도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경계하는 사람도 있다.
인생을 살다보니 젊었을 때와는 달리 부인과 의견 충돌이 있을 때 격해질듯 싶으면 자리를 피한다. 어느 날은 새벽 1시까지 격론을 하다가 자리를 피하고자 집을 나와 오션 시티를 향해 달리다가 55마일 스피드 리밋에서 87마일로 달리고 있음을 알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이미 경찰이 따라온다. 드라이브 라이센스와 레지스트레이션 카드를 주면서 26년 노 포인트인데 오늘밤 부인과 싸우다 오션 시티로 마음을 쉬러 간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잠시 후 돌아온 경찰이 미스터 리, 오늘밤 너에게 벌금과 벌점을 주지 않고 경고장만 주겠다며 마음 잘 다스리고 쉬었다가 귀가하라며 위로해준다.
감사한 마음에 집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해보니 지극히 작은 일. 차를 돌려 집에 와보니 벽을 향한 처의 어깨가 격한 흔들림이 슬픔을 말해 준다. 지극히 작은 일 지극히 쉬운 답을 말할 수도 있었는데.
얼마 전 센터빌의 부인 살해 사건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애석하게 한다. 정확한 사유는 알 수 없지만 죽은 부인에게는 애도를 보내며 그의 남편은 얼마나 후회하고 통회 할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살인사건처럼 큰 사건도 의외로 지극히 작은 내용일 때가 대다수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렇다. 인간의 마음은 조금만 방심해도 어디로 튕겨날지 모르며 형체가 없어 붙잡아 둘 수조차 없다. 그러므로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그런 존재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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