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읽은 어떤 분의 6.25와 6.15에 대한 비교논평은 온통 멀쩡한 사람을 ‘빨갱이’로 몰아 혹독한 심판을 하고, 남북 대결과 적개심을 부추기는 것으로 장식했다고 보여졌다. 이 분의 주장을 요약하면 ▲현 정부의 민족 공조 구호가 호국, 현충, 보훈을 사장시켰다 ▲친북, 좌익, 반미 세력과 북이 야합한다 ▲‘햇볕 정책’이 미사일과 핵을 만들게 했다 ▲달러를 퍼주고 교류 협력을 한다 ▲‘6.15’는 북과 야합한 사기문건이다 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6.25를 이야기할 때에는 으레 38선 ‘분단’을 빼고 말한다. 분단이 전쟁의 가장 큰 원인인데 분단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우리의 역사가 6.25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분단이 누구에 의해, 그리고 왜 만들어졌으며 분단 관리자가 누군가를 알지 못하면 분단 제거에 한계가 따르게 된다. 원한과 저주의 가시철조망을 걷어내자는 입도 벙긋 못하는 벙어리이던 것이 부시가 하노이에서 노 대통령에게 이 말을 하고서야 입을 열기 시작한다.
한반도에는 냉전보다 더 무서운 열전이 군사통치가 끝날 때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6.15 공동선언’에 힘입어 이제야 안정을 되찾아 경제대국으로 힘차게 달려가게 됐음은 참으로 자랑스런 일이다. 불행하게도 서울의 친미, 수구, 보수들은 물고 뜯지 못해 안달하다 못해 이날을 ‘국치의 날’이라고도 한다. 그럼, 6.15가 없던 군사통치 시절로 돌아가 또다시 남북이 긴장 속에서 대치하고 대결하자는 말인가?
김, 노 정부가 북과 한통속이 되어 야합을 한다고 울분을 터뜨린다. 북과 대화하고 상대하면 안 된다고 하면 누구와 상대하고 대화를 해야 하나. 통일의 당사자가 지척에 있는 북의 동포인데 그럼, 미국과 대화하고 통일하자는 말인가.
김, 노 정부가 친북, 좌익, 반미라고 하는데 군사통치 하에서는 이런 말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몸서리치는 말이다. 좌익이란 무슨 주의 주장에 좌익적인 요소가 있어야 좌익이지 민족화해와 협력을 한다고 좌익이요 친북이라는 논리는 생사람 잡는 일이다. 미국을 반대하는 것과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반대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햇볕 정책’이 미사일과 핵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미국의 네오콘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믿는 사람이 많지 않다. 부시의 대북 적대정책과 압살정책이 북핵을 불렀다는 것이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를 가져오는 데에 국민의 정부를 거쳐 참여 정부에 이르기까지 근 7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미국과 북한은 관계를 정상화하고 상호 전략적 동반자가 되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다는 청사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북이 중국과 러시아를 의식한 방파제 내지는 완충지대의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다. 중국의 학자들 간에는 이런 말이 오래전부터 공공연하게 나오고, 또 사실로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서울의 네오콘들이 모조리 까무러칠까도 걱정이다.
‘6.15’가 불법이고 사기라는데, 이 공동성명에 서명한 김 대통령은 사기꾼이라는 말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사기꾼을 지도자로 뽑은 머저리라는 이야기가 된다. 총칼을 마구 휘두르고 군화발로 짓이기던 시기에야 사기와 협잡 선거를 치렀지만 지금은 공명한 선거에 의해 지도자가 선출되고 있다. 사기꾼을 지도자로 선택하리만큼 어리석은 백성이라고 본다면 제 민족을 우롱하는 실수다. 금년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건 결코 ‘6.15’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길만이 민족의 번영과 행복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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