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쿠데타로 축출된 수상이 인천공항을 본 따 지었다는 방콕 비행장은
유리건물처럼 대형 유리와 대리석 바닥과 함께 반짝이는 얼굴을 하고 있다. 곳곳마다 왕의 초상화가 눈길을 끈다. 사람들은 남 아시아 사람이 그렇듯 큰 코와 눈, 그리고 작고 마른 체구를 하고 부지런히 걷는다. 큰 빌딩이 아니면 주택은 일본식의 집처럼 가볍게 늪지대에 지어진 느낌을 준다. 낡고 헌, 색 바랜 벽들이 초라하게 보인다. 산이 보이지 않는다. 남자보다 여자는 훨씬 작고 예뻐 보인다. 모두 친절하지는 않지만 이방인에게 편안함을 준다.
관광객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태국에서만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고무생산과 석유가 난다는 것 외에는 관광 산업이 주요 수입원이란다. 안내자는 한국 광관객들이 방콕을 먹여 살린다고 귀띔한다. 어린아이, 가족,
계꾼, 대학생, 골퍼들이 물밀듯 몰려온다. 무슨 연유일까.
1세대로부터 현재의 9세의 라마 왕들은 끊임없는 외세의 침범을 물리치고 나라를 지킴으로써 자긍심이 강하고 왕을 신처럼 숭상해 안정된 군주국을 이룩했다. 부패와 부정이 만연하기는 하지만, 왕이 수시로 암행어사처럼 국민생활을 손수 지키는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대부분 빈곤한 생활 속에서도
행복감을 지닌다. 왕과 불교문화는 국민이 기댈 수 있는 받침목이다. 그리고 국민을 한데 묶어 놓는 확실한 희망이다.
방콕을 꿰어 찬 강은 이들의 삶의 원천이다. 물을 먹고 물 위에 집을 짓고 물 위에서 장사를 한다. 곤도라가 아닌 고성능 혼다 엔진을 장착한 배들이 관광객과 물건을 재빨리 나른다.
불교가 중심이 된 문화는 금과 색색 수정을 입힌 화려한 절과 부처상들이 관광객들의 혼을 빼앗는다. 본능적인 색감을 화벽에 담은 벽화도 사람을 즐겁게 한다.
밤의 문화도 꽃을 피운다. 아름다운 미희들이 남성이라는 사실을 여기 사람들은 관용한다. 많은 전쟁 중에 젊은이들이 징집을 피해 여장을 한 것이 기원이라는 게이문화는 용납의 도를 지나 관광객을 유혹하는 명물이 되어있다.
신혼부부가 무리 없이 태국에 와서 성교육처럼 실제 모델을 통해서 부끄럼 없이 장시간 동안 관람한다. 안내자는 여자 계모임원들이 당당히 적은 비용으로 실제 체험을 한다는 사건도 있다고 했다.
그래도 가난은 숨길 수 없다. 싼 임금과 노역은 두 가지 이상 일을 해야 먹고 산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부엌이 없는 작은 집에 살 수박에 없어 세끼를 길에서 사먹어야 한다. 관광지에서는 부인을 성매매에 보내고 남편이 수금을 하러 간다고 한다.
조잡하지만 도로가 제대로 포장된 것은 일본이 영구히 도로를 깔아 주고
대신 일본차만 수입하는 조건을 일찍이 체결함으로써 도로에는 토요타, 혼다만이 보인다. 자랑하는 한 번도 외세에 지배받지 않았다는 자긍심은 일본경제의 침략과 지배를 눈감아주는 허약함으로 상처를 받기에 충분하다.
유혹의 도시 속에서도 한인들은 꾸준히 일본과는 아주 다른 오직 인내와 열심으로 이 나라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고무제품생산, 보석상경영,
음식점, 해상산업, 관광산업 등으로 눈코 뜰 새가 없다. 여행으로 들린 많은 한국 젊은이들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이곳을 탐내면서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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