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에 한국인들의 영어 열기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자녀들에게 조기 유학을 시킨다거나 세상에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에게까지 영어 교육을 시킨다는 한국인들의 영어 교육 광풍을 소개한 글이다.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혼자 해외생활 하는 아이들, 그리고 영어 시험을 위해 방학마저 포기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아이들의 얘기도 나왔다. 한국에서 영어는 성공으로 나아가는 최우선의 조건임이 확실한 듯하다. 왜 우리에게 영어는 그처럼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인가? 그렇게 공부를 해도 한국학생들의 토플 성적은 전 세계에서 하위권에 속하는 것일까?
아무리 어려워도 꼭 영어를 배워야만 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우리의 지리적 조건이다. 한반도는 지도상으로는 섬나라가 아닐지라도 실제적으로 38선 이하에 제한된 섬나라나 다름없다. 사실 우리가 섬나라라 부르는 이웃 일본에 비해 몇 분의 일도 안 되는 좁은 섬나라인 셈이다. 그런 한국인들이 한반도를 벗어나 세계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유일한 길은 영어를 습득하는 것이다.
두 번째 정치적 조건이다. 주위의 나라, 즉 일본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는 세계 제일의 강국들이다. 거기에 세계 최강국 미국은 일본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에 수만 명의 미군을 배치하여 사실상 미국의 영향이 바로 한반도까지 미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세계 4대 강국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 유일의 나라가 아마 한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지정학적 조건 속에서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서 한국은 능란하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외교적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많이 길러내야 한다. 신생 독립국가 이스라엘이 주위의 아랍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중의 하나가 영어를 이용한 지도자들의 외교적 노력이 컸다고 생각된다. 우리도 이스라엘이 영어를 공용어 비슷하게 사용하는 점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된다. 가끔 TV에서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미국 사람들 못지않게 영어로 유창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역시 타국의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라던가 국제적 모임에서 유창하게 영어를 할 수 있는 지도자들을 많이 길러 내야 한다.
셋째 경제적 조건이다. 자원이 제한된 한반도에서 4천만 인구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인 일본과 저임금의 노동력에서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우리 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영어가 능통한 세계적 비즈니스맨들을 키워내야 한다.
이제 세계의 거의 모든 정보는 영어를 통해 표현될 뿐 아니라 또한 이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영어는 세계를 향한 고속도로를 마음껏 달릴 수 있는 교통수단이나 다름없다. 비록 좁은 한반도에 갇혀있지만 영어가 능통하면 과거 신라의 장보고처럼 세계적 거상이 되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다.
영어는 우리의 경제가 성장할수록 더욱더 필수가 되어간다. 영어가 원활하면 어느 나라에 살든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 위에 한국인이라는 문화적 정체성을 이어갈 때 한국은 세계로 뻗어가는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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