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성노예 문제를 다룬 H.R.121 법안을 하원에서 만장일치 가결 시키느라고 모든 희생을 감수, 불철주야 노력하신 대책위원회 여러분께 찬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그들을 응원하며 해당 의원들에게 편지 보내기, 또는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각출하신 분들 모두가 아낌없는 박수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참으로 엄청난 일을 해냈습니다.
그러나 쓸데없는 짓이다 생각하면서도 노파심에서 이번 법안 통과의 의미를 확실히 생각해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법안 통과는 일제의 억압 받았던 한국의 할머니들에게 사과를 하도록 하는, 다시 말해서 조국 한국의 일본 제국주의 만행에 복수극의 승리가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중국, 대만, 필리핀, 네델란드 모든 피해 여성을 세계의 이름으로 만행을 저지른 일본인으로 하여금 인권유린에 대한 반성과 또한 올바른 역사, 정의로운 역사의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을 것이고 그런 취지의 서명 운동이었기에 하원의원들의 동조를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거듭 말해서 여러분의 업적은 협의의 한국 사람으로 일제만행에 규탄이 아니라 인간다운 인간의 삶을 추구하는 역사적 인권회복 운동에 한 몫을 해낸 세계적인 눈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왜 이리 거창한 논조를 펴느냐 하는 데에 이유가 있습니다. 요사이 한국 위성방송의 뉴스를 보거나 한국판 신문을 보면 거의 모든 시간과 지면이 아프간 인질 사건입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사실 종교이고 선교이고 이전에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사랑으로 하는 마음으로 찾아 간 그 아름다운 사람들의 현 인질이 된 상태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첫 번부터 차분하게 물 밑 협상으로 문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국정부나 언론이나 네티즌들이 상스럽게 이야기하자면 ‘오도방정’을 떠는 것 같기도 하고 노름판에서 보면 내 카드를 다 보이는 것 같아 보여 그 미숙한 처리 방법이 몹시 안타까웠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탈레반 장단에 놀아나는 것인지 어쩐지 당국자들은 탈레반이 제시하는 ‘인질교환’을 응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가 하더니 급기야 진보인지, 반미주의자들인지 또다시 그들이 앞장서서 미국이 아프간 정부에 반기를 들고, 테러를 저지르다가 투옥되어있는 탈레반 죄수들을 나서서 교환해 주어야 한다느니 하면서 그들의 전매특허인 촛불시위부터 여러 방법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고 또 여론에 밀린 국회의원들도 이제 대표단을 파견하는 데까지 이른 것 같습니다.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비록 고국에 있는 피해 당사자 가족들에게 한국의 피를 가진 당신이 어찌 이럴 수가 하면서 심한 질책을 받을지 모르겠으나 최소한 이곳, 전 인류의 인권을 위하여 정신대 문제를 해결하신 워싱턴의 교포들만이라도 이 인질범 해결을 한국의 피해 당사자의 입장에 설 것이 아니라 인질범 해결의 방법을 전 세계적인 시야로 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미국이었기에 9.11 테러로 3,00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미국이었기에 아프간, 이라크에서 4,000여 명 이상이 희생됐으며 한국계 시민들 역시 World Trade 빌딩에서, 이라크의 모래밭에서 지금의 인질 숫자보다 더 많은 희생을 보았습니다.
이제 세계의 여론이, 또 아랍연맹들, 그리고 그들의 종파인 이슬람의 수니파 최고 성직자까지 인질석방을 요구하는 여론몰이가 성공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인질 석방이 성공할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포로석방, 인질 맞교환은 안타까우나 세계적인 눈으로 또 긴 안목으로 볼 때 결코 최선의 방법은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나도 안타까우나 워싱턴 교포만이라도 좀 냉철하게 생각하고 그 뜻을 고국에 계신 분이나 이곳을 찾아올 국회대표단 등등 분들에게 세계적인 안목으로 보아 달라고 우리 모두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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