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침공에서 전체 인구의 10분의1을 학살했다. 그 중 40%는 어린이들이었다. 2차 침공은 더 끔찍했다. 대규모 처형, 강간, 고문 등을 통해 최소 3만명 이상의 민간인이 학살됐으니.
러시아의 체첸 침공사태 단면들이다. 인종청소를 자행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피는 피를 부른다. 러시아군의 잔학행위에 게릴라들은 테러리즘으로 맞선다. 그 보복은 그러나 더 처절하다. 푸틴의 일관된 대응 방식이었다.
전 세계의 인권기관들이 들고 일어섰다. 푸틴은 인종청소의 만행을 중지하라고.
그 푸틴이 중동지역 순방에 나섰다. 같은 회교 형제인 체첸주민 대학살 장본인이다. 성난 아랍의 군중들이 거리로 뛰쳐나가 시위를 벌였을까.
거리는 조용했다. 푸틴은 아랍 지도자들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았고. 미군에 포로가 된 회교 테러리스트 한 명이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실만 알려져도 대대적 시위에 나선다. 푸틴은 그런데 왜 극진한 대접을 받았을까.
문화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힘이 세다. 그러면 아무리 잔학한 짓을 했더라도 경외의 대상이다. 힘센 자에게는 존경을 표시한다. 그게 ‘사막 전사(戰士)의 문화’라는 것이다.
인권이니, 인간 생명의 존귀함이니 하는 보편적 가치관은 별 의미가 없다. 그런 가치관에 호소할 때 오히려 약자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힘이 세다. 그러면 존경을 표한다. 그 문화 전통이 특히 강한 곳이 탈레반의 본거지 파슈튼 지역이다. 그 정치문화는 수세기를 두고 달라진 게 없다. 이런 그들과 협상을 할 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아프가니스탄에 억류돼 있는 한인 인질 중 여성 두 명이 풀려났다. 어떻게 풀려났을까. 이슬람권의 여론이 부담이 됐을 수 있다. 여성을 인질로 붙잡는 것은 이슬람 전통에 어긋난다. 그 정서를 파고든 외교 노력이 어느 정도 주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군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군사적 압력도 큰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공습이 강화됐다. 양귀비 재배지역에 대한 대대적 공세가 이어졌다. 아프간 정부와 미군은 구출작전 준비에 들어갔다. 이런 일련의 강경책도 압박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아프간 피랍사태는 어쩌면 시작인지도 모른다. ‘한국’이라는 이미지는 이제 전 세계적인 이미지다. 그 존재가 크다는 말이다. 때문에 언제 어디서이건 문명을 거부하는 근본주의 집단의 제2의, 제3의 한인 납치사건은 일어날 수 있다.
아직 19명이 억류돼 있다. 그래서 상당히 조심스럽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정부는 보다 근본적인 대 납치범 전략마련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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