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존경하는 모 교수 댁을 방문했는데 그 댁의 소박한 거실에 걸려있는 한 줄의 족자가 눈에 띄었다. “내 이웃이 잘 살아야 나에게도 행복이 있다”라는 것이었다. 아! 이것이 바로 교수님의 신앙이며 철학이구나 하고 새삼 알았다.
나는 순간 우리나라 속담에 “사촌이 땅 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얼마나 대조적인가. 저 멀리 불란서나 독일 사람이 잘 산다면 아무 상관없는데 사촌이 잘 살면 배가 아프단 말인가? 예수님은 우선 가까운 사람부터 사랑하라고 가르쳐 주시지 않았나.
우리는 악한 사람을 보면 그 야수 같은 놈, 하고 욕을 한다. 그러면 인간은 실제로 야수보다 더 나은 동물일까? 동물은 약육강식의 자연 법칙에 따라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다. 그러나 자기 배가 차면 옆에 먹이사슬이 있어도 더 욕심을 내서 잡아먹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99개 가진 자가 하나밖에 없는 힘없는 사람 것 마저 뺏어 100을 채우겠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결과, 즉 상호간의 질투, 욕심 더 나아가서는 전쟁, 대량학살무기를 마구 써댄다. 이것이 더 나아가서는 지구자체의 멸망을 초래하는 결과가 되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달리 생각해 보면 이러한 상황에서 동물이나 인간이나 국가나 민족이 자기 방어를 하지 못 한다면 결국 이 지구상에서 존재할 자격이 없다는 결론이다.
나는 일제 식민지 강점기에 태어나서 우리 민족의 고난과 뼈아픈 역사를 몸소 겪으며 살아왔다. 우리민족에는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 안타깝게 희생되어 사라진 독립투사들이 허다하다. 그러나 우리의 8.15 해방은 일본의 패전에 의한 뜻 하지 않은 공짜로 떨어진 떡이었다.
우리는 그 후 참다운 독립을 위해 진정 노력을 해왔을까. 독립은 통일이며 즉 통일만이 독립인 것이다. 구 소련 연방을 비롯하여 동구권이 무너지면서 여러 나라가 산산조각이 났다. 이것이 바로 다른 나라들이 바라는 바였고 갈라진 조그만 나라들은 끝없이 신음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미국이란 이 광대한 나라가 50개주가 합쳐져서 United States of America 가 된 것이다. 만약 각 주가 각각 다른 나라라고 주장하였다면 무슨 힘이 있었을까. 이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나는 그들이 자랑하듯이 외세에 의하여 분단되었던 나라를 자기네 힘으로 통일시킨 게르만 민족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의 하나로서는 통일 전에 한 서독 친구가 말하기를 자기 수입의 거의 반을 통일 비용으로 세금을 내는 데에 불만 없이 기쁘게 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얼굴이 붉어졌다. 나는 분단된 조국을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가? 참으로 부끄러웠다.
오늘의 통일 독일은 온 국민의 희생과 이해와 협력으로 이룩한, 공짜가 아닌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그 독일 친구의 말이 기억난다. “우리가 남에게서 선물을 받으면 기쁘지 않소. 그러나 내가 남에게 선물을 줄 수 있으면 얼마나 더 기쁘오. 더구나 우리 민족에게 줄 수 있다면.” 문득 아메리칸 인디언의 기도문 한 구절이 생각난다.
“나의 신이시여. 내가 나의 형제와 경쟁하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더 큰 적과의 싸움에서 이기게 하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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