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수 6.15 공동선언실천 미국위원회 사무국장
2007년 4월3일 한미 FTA 협정이 체결되었다. 세계 통상협정 체결 역사상 가장 짧은 10개월 만에 한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며 세계최대의 채무국인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것이다.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가장 큰 규모의 FTA를 체결한 것이다.
헌데 문제는 FTA를 통해 실질적인 이득이나 손해를 봐야할 한국 국민들은 그 내용이나 향후 영향력에 대하여는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NAFTA 체결 후 멕시코는 지난 2006년 한국의 KBS방송이 ‘KBS 스페셜’에서 방영한 것과 같이 그 명과 암이 너무도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고 그 선례를 통해 간접적이나마 한미 FTA에 대한 모습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멕시코를 선진국으로 끌어올리겠다던 NAFTA의 꿈은 지난 2000년 이후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다 죽은 자의 숫자가 4,000명을 넘어섰다는 결과만으로 그 설명이 충분할 것이다.
많은 분들이 한미 FTA가 체결되면 서로의 관세가 철폐되어 국민경제가 월등히 나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환상만을 생각한다. 한미 FTA로 인해 나라의 생산성이 증가하고 그 결과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국들이 자국의 상품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 관세이다. 제조업의 경우 한국의 평균 관세는 7.2%, 미국의 관세는 1.5%이다. 만약 모든 관세를 폐지한다면 누가 더 유리할지가 수치상으로 보여진다. 한국 정부는 만약 관세를 낮춰 수입이 증가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이 증가되면 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 말하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왜 어렵게 한미 FTA를 하려하는가. 모든 나라에 관세를 철폐하여 수입을 대폭 증가시키면 경제가 성장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현재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는 요르단, 파나마, 멕시코, 모로코, 칠레, 바레인, 오만, 이스라엘, 캐나다, 싱가폴, 호주 등 11개국이다. 일본이나 스위스는 협상 중 자국 농업에 피해가 온다는 이유로 협상 중단을 선언하였다.
현대는 세계화 시대라 말한다. 독불장군 없듯이 어느 나라도 혼자서 살 수 있는 세상은 아니다. 서로의 의식과 문화와 환경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그런 시대인 것이다. 경제도 마찬가지이다. 어렵고 힘든 시기 가장 강력한 동반자였던 미국에 의지해 왔던 한국, 이제는 무역 상대의 다변화 정책을 통해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한미 FTA는 미국의 경제모델을 전면 수용하는 것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사회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 중의 하나다. 또한 소득의 불평등, 상대적 빈곤 등 많은 사회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한사람의 가난이 손자에게 미칠 영향이 덴마크의 11배라 한다. 나라의 GDP는 늘어가지만 빈곤층은 더 늘었다. 결국 맹목적인 경제성장과 양극화 해소와는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을 미국 경제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많은 경제학자들이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내 놓고 있다. 간단히 정리해 보면 ‘무역의 다변화, 중소기업 우선 지원을 통한 경쟁력 확보, 분배의 정의 실현을 위한 제도개선, 기술투자와 경쟁력확보를 위한 대기업의 체질 개선 등이다. 또한 첨단 제조업들을 키우고, 우리 사정에 맞는 산업을 육성하며 유관 서비스업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형 정보산업형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먼저 아세안들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해 나가며 그와 연계된 개방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미 FTA는 서둘러서 좋은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전면 재협상을 통해 한국 국민들의 이익을 관철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먼저 한국 내 이해단체나 유관산업들과의 면밀한 재검토를 통해 서로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에 노력을 더 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새 정부의 모토가 실용주의 노선이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신중함의 다른 표현이라 생각한다. 한미 FTA에도 이런 실용주의의 신중함과 한반도 평화정착 이후까지 내다보는 뱀 같은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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