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팰리스 식당에서 개최된 미 동부지역 재향군인회 정기총회에는 70여명의 재향군인들이 모였다. 한인회장 및 총영사와 언론인을 포함한 하객을 제외하고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백발 노장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모임에서 이례적인 결의가 있었다. DC 내에 건립돼있는 한국전 전쟁기념비 내 공터에 미국 정부가 허락만 한다면 한국의 특색을 나타내기 위한 조형물을 설치해보자는 것이다. 그 가능성을 연구하며 이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추진위원회 결성과 추진위원회 책임자에 미주 대사관 공사와 아프리카 지역 대사의 경력을 갖고 있으며 현 재향군인회 고문인 정규섭 전 해군 제독을 만장일치로 추대하였다. 조형물의 종류, 미국 관계당국으로부터의 허가, 예산의 갹출, 타 한인단체와의 협력 등 할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나 이런 일은 재향군인회만이 착안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정보에 의하면 한국전 기념비에 들르는 관광객은 연간 20만을 훨씬 넘으며 한국에서 이곳에 들르는 고관들은 의례적으로 알링턴 국군묘지와 이곳을 들르게 되어있는 듯하다. 이 기념물은 1995년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김영삼 한국 대통령에 의해 헌납이 기념되었고 1999년 7월 완공되었다 한다. 한미 유대가 이 기념비를 통해 이루어지는 듯한 인상이다. 불원 한국전 기념비의 건립 15주년이 된다. 미국 상하원 의원들은 의례적으로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 당선 축하를 결의하였고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도 곧 있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예에 따라 한국전 기념비 방문도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미 동맹이 강조되기 위해 이 조형물이 매개체가 되었으면 한다.
2007년도 6.25 한국전 발발 기념일에 DC에 위치한 한국전 기념비 행사에 참석해보았다. 이태식 한국 대사가 의례적으로 국방 무관을 대동하고 참석했다.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 대표에 더하여 3인의 역대 주한 미 8군사령관도 참석하였다. 비석에는 “자유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는 유명한 문구와 함께 “알지도 만나보지도 못한 나라와 백성을 위해 나라의 부름을 받은 아들과 딸들을 기념한다”고 새겨진 글을 읽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전쟁은 우리 한민족이 겪은 전쟁이다. 그런데 이 전쟁 기념공원에는 한국의 냄새가 감지되지 못함이 유감이었다. 자연 이런 이야기가 참석한 한국 측 대표들의 대화로 이어졌다.
나는 한국전쟁 중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필 수 있겠나 하는 영국신문 보도에 분개한 일이 있었다. 한국전쟁 후 한국은 시장경제와 민주발전을 통해 세계 10대 교역국이 되었다. 우리의 미주 지역 이민 문호도 한국전과 무관치 않다. 많은 한국 방문객이나 코리언-아메리칸 방문객들도 나와 같은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다행히 이병희 미국 동부지역 재향군인회장의 집념으로 그후 한국 보훈처 대표를 포함한 한국 측 고위 방문객과의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의 특색을 가미하는 데는 미국 정부의 양해와 예산이 필요하며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민의 뜻을 모은다는 의미에서 한국 정부가 포함되고 한국전으로 말미암아 부를 쌓게 된 우리나라 경제인의 참여가 의미를 가지며 재향군인회를 포함한 워싱턴 지역 한인동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생각을 해보았다.
김웅수 / 예비역 소장.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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