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12월23일에 제출된 6.25 참전용사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도록 하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다음날인 2008년 2월26일 3년2개월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6.25전쟁에 참전한 용사는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동안은 6.25 참전유공자 생존자들은 사상(死傷)자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 유공자가 될 수 없다고 제외시켰는데, 그 당시 6.25 참전자들은 부상당해 후송되는 전우나 전사자를 보면서 어차피 죽을 것 고생 않고 하루라도 빨리 죽은 것이 복이라고 여겼다. 전쟁의 고통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으면 사상자들을 부러워하겠는가? 지난 세월 정부는 6.25 참전유공자가 사상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국가유공자가 될 수 없다는 논리로 참전 생존자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전쟁이 없는 지금은 2년간 복무기간만 끝나면 제대하지만, 6.25전쟁 당 시는 제대라는 단어조차 없었다. 戰死(전사) 戰傷(전상) 당하지 않고는 제대할 수 없고 휴전 후 1955년부터 제대 제도가 생겼다. 그전에는 부상당해야 제대될 뿐 생존자는 제대 자체를 생각할 수 없었다. 누군들 전쟁터에 가고 싶었겠는가. 그러나 참전용사들은 분연히 스스로 일어나 가정과 가족과 이웃을 위해 스스럼없이 총성과 포화와 빗발치는 불바다 전장으로 나갔다. 그 전쟁터에서 꽃다운 젊음을 바치고 안보와 호국의 화신으로 산화하였다. 격전지의 고지에서 적과 싸우다가 모두 전사하거나 부상당하면 적에게 점령당하고 만다. 그러나 죽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적과 싸우면 그 고지는 적에게 빼앗기지 않는다. 전사자 부상자는 끝까지 나라를 지킬 수가 없었고 후방으로 후송되기에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는 병사들이 끝까지 나라를 지킨 것이다. 그러므로 생존했다는 이유로 저평가 받고 국가 유공자에서 제외시킨 것은 천부당 만부당한 것이다.
참전용사, 그들이 누군가. 백전의 노장들이요 역전의 용사다. 조국의 부름을 받고, 한번 가면 다시 올 수도 없는 그 길 전쟁터, 묵묵히 그 전장에 나가 내 부모, 내 형제, 내 가족, 이웃을 지키려 젊음을 바쳤다.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을 뒤로한 채. 그분들이 대가를 요구하였나?
해당 법안은 본회의 통과로 현재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평균 연령 80세의 21만여 명의 6.25 참전용사가 국가유공자로 예우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을 공동발의한 양승조 의원은 “법안 통과에 이르는 3년 2개월 동안 4만여 명의 6·25 참전용사가 세상을 떠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지만, 지금이라도 이 법안이 통과돼 6·25 참전용사 어르신들께 응분의 명예를 되찾아드리게 된 점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곳 워싱턴 지역에도 120여 명의 6.25 참전 국가유공자가 생존해있다. 그런데 급속히 세상을 떠나가고 있는데 몇 년 안에 모두 떠나면 타 도시와는 달리 워싱턴에는 전후세대들이 조직하는 후원회도 없으니 6.25 기념행사도 이제는 함께 끝날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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