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이명박 대통령 동포 간담회에 4~500명 워싱턴 한인동포의 한사람으로 참석했다.
대통령의 연설 가운데 예상한 대로 ‘경제 살리기’, ‘선진화’의 총론이 펼쳐진 다음 각론에 들어가 2가지의 주장이 인상적이고 깊은 생각을 자아내는 대목이었다. 하나는 한국이 선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위로부터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한국의지도자들이 개혁을 제창해 왔지만 개혁을 하는 듯하면서 얼마 지나면 그 자리에 돌아오는 피상적 변화이었음을 지적하면서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 자신부터 청와대, 각료, 공직자 등에 이르기까지 ‘섬기는 자세’로 변화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었다.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인류를 발전시킨 참된 변화는 ‘위로부터 오는 변화’가 아니고 ‘밑으로부터 오는 혁명’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역사상 위로부터 오는 혁명이 간혹 있었으나 그리 성공하지 못한 것은 변화를 주도하는 세력이 한정적이고 성취를 위한 강압이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엄밀한 의미로 위로부터의 변화란 밑으로부터 국민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위가 대처하여 변화해 나아가는 자세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위로부터의 변화를 강압적으로 밀고 나가지 말고 선진국으로 전진해 나아가는 길목에서 국민이 진정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한시라도 탐지기를 늦추지 말고 파악하여 위가 변화의 내용과 속도를 맞추어 나갈 것이 요청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다른 인상적인 각론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대한 강렬한 열정이다. 외국인 투자를 늘리기 위하여 기업 규제를 대폭 줄이고 노사관계의 개선을 설명하였다. 뉴욕에서 미국 기업들과의 투자유치 설명회에 한국노총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기업에 대하여 노동조합은 파업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라는 말을 소개하면서 미국기업 투자유치에 매우 낙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물론 외국인 투자의 진작은 그들이 사업하기 좋은 경제적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제일의 과제이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장래에 대한 안보와 정치적인 안정이다. 한국은 분단국가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불행한 정치상황을 안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반도의 안보가 외국기업에게는 불안의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북한과의 관계를 주변국가들과의 종합적인 안보틀 안에서 어떻게 이끌고 나갈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정책의 확립이 요구된다.
또한 국내정치의 안정적 발전이다. 정치는 타협과 협상의 마술이라는 속어가 있다. 2차대전 이후 선진국을 이룩한 나라들을 관찰하더라도 ‘정치적인 안정’이 선진화에 중요한 동력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겨우 과반수를 차지한 여당 국회라는 현실을 안고 한국사회의 각종 이해와 이념과 가치를 타협과 협상을 통하여 정치적인 안정을 발전적으로 형성해나감으로써 선진화의 꿈을 성취하기를 바란다. 워싱턴 동포간담회에서 북한정책과 국내정치 안정에 관한 이야기가 결여된 아쉬움이 있다.
간담회 분위기에 대해 3가지 느낌을 열거하면 먼저 마지막 순서로 동포들의 질문을 셋으로 제한한 것이다. 시간의 제한과 산만한 분위기를 막기 위한 조치이겠지만 한국 대통령을 대면할 수 있는 자리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동포들의 진지한 질문과 의사전달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강단에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우리끼리의 간담회이지만 한국의 대통령을 환영하는 간담회에 국기 정도는 마련됨이 마땅한 것이 아닐까.
끝으로 4~500명 정도의 제한된 미주한인동포의 참석이다.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겠지만 당선 후 처음 방문하는 대통령을 환영하는 자리에 누구나 원하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숫자 제한의 문제가 있다면 디너 뷔페 값을 본인이 부담하는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참석자의 선별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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