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나는 환경을 만들어낼 것이다”라고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1세가 40세인 1818년에 공언했다. 서구 지성인들의 통례적인 사고방식이었던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엇비슷한 정치철학으로 초지일관해왔다. 정적이었던 앨 고어와 민주당의 환경정책 공약에 맞서왔다. 서방 선진국들의 집요한 압박과 ‘교토 의정서’의 온실개스 배출량 감소에 반대하는 소극적 입장을 지켜왔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 가든서 열린 환경문제 연설(4월16일)에서 온실개스 감축을 2025년부터 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후 변화와 지구 환경개선을 다음 10~15년 이내에 온실개스 배출량이 정점에 이르고 난 뒤 줄여나가고 기술개발에 따라 시행할 것을 다짐했다.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연간 6,200 메가톤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달한다고 네덜란드 환경조사국이 발표했다. 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부시 대통령은 환경정책 때문에 경제적 타격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직까지도 부시는 입법 촉구나 대통령 지침서, 어떤 규제령도 조심스레 거부하고 있다. 발표문에 대해 하원 지구온난화위원회의 에드워드 미키 의원은 “지구온난화의 위협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 실현의 가능성마저 없애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온실개스 배출량은 14.7% 증가(1990~ 2006) 했다고 환경보호국(EPA)은 15일의 연례보고서에서 밝혔다. 환경정책은 경제적인 침체를 야기시킬 조짐이 보인다고 판단해서 차기 대통령에게 부담을 미루고 싶은 심산이다. 이번 연설을 통해 배출 허용(한도) 온실개스의 총량을 정해놓고 거래하는 ‘Cap-and-trade’(총량거래제)를 제시한 것으로 해결책이 아닌 ‘말’ 공론에 그친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17일)는 지적했다. 바바라 복서 상원 환경위원장은 “미 국민과 세계 환경 공해에 대해 가장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임기 말인 2009년 1월 20일까지 아무 일도 안 하겠다는 핑계일 뿐이라고 했다.
환경+정치+경제는 현대 문화발전에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인구와 환경의 관계는 생사가 달려있는 심각한 조건부적 책임이 따른다. 사람의 생활에서 경제여건과 정치 관계는 없어도 생명과 지장이 없고 본질적인 이슈가 안 된다. 그러나 온실개스 배출량이 증가되면 그 결과는 죽음인 것이다. 문명의 발달로 미국과 중국이 세계인구의 자멸을 초래하면서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옆집의 공업용수로 수질오염을 야기하고, 자동차 배기통서 유출되는 오염된 개스는 도시환경을 병들게 만든다. 무책임한 공해가 경제적인 선진도구로 이웃을 죽이면서까지 대형화로 커지는 현상을 참다운 성공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집단이기주의는 비뚤어진 정치보다 더 잔인한 것이다. 자본주의적인 발상은 이런 행태의 무책임을 언제까지라도 방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 법치국가라고 하면서 국민을 우롱하거나 민초들의 생명권도 보호받을 수 없다면 원시 부족정치보다 나은 점이 무엇일까.
지구촌의 연령은 450억년인데 인간 존재는 4억년에 불과하다. 잠시 왔다 가는 인간의 두뇌들이 무책임한 정치공약으로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하는지, 아니면 인류 멸망을 방관할 요량인지, 심각한 작태가 벌어지고 있다.
환경은 신이 쓴 책이며 예술인 것이다. 나폴레옹도 환경 창조에는 완패를 당하지 않았던가. 로마의 시인 유베날은 이것을 보고 “환경과 지혜는 언제나 같은 말을 하고 있다”(AD 140)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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