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거 45년간 김웅수 장군님을 이만저만 성가시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우연히 그와 비슷한 시기에 같은 대학에 유학했고 따라서 그의 집을 자주 출입했었고 다시 워싱턴에서 만나 뵙고 계속해서 한국전쟁에 대하여 인터뷰를 시도했었다. 받은 은혜가 이만저만하지 않은데 위약을 하여 가슴을 찔리는 듯 한 후회감도 가졌다.
즉 사모께서 돌아가시기 한주일쯤 전에 단호하게 집에 좀 와달라고 했었는데 영문을 모르고 바쁘다는 핑계로 지연하다가 후회막급이 되었다.
평소 김 장군님을 존경해오던 터라 미국 군문서 안에서 김 장군에 대한 서술이 나오면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한국군 장성 가운데 김 장군과 같이 이권과 정치에 초연한 인물은 드물다는 1960년 군사고문단의 언급은 발견하자마자 곧 한국일보에 썼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 언급의 소개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금년 가을에 1956년에 성립된 한국고급장교들의 인물평가집을 볼 기회가 생겨 그 안의 김웅수 장군에 대한 카드를 소개한다. 물론 그에 대한 평가가 제일 좋았다. 이하 김웅수 육군 소장에 대한 럼리 대령의 평가 전문이다.
1) 1956년 5월에서 7월까지의 평가
나는 한국군 안에서 김 장군을 가장 탁월한 사람의 하나로 지목한다. 그는 훌륭한 영어를 구사하고 대단히 지적이고 독립적인 사고가이며 창의성이 풍부하며 또 솔직하고 진지하게 상대편을 대한다. 그는 군 지휘관과 행정관리 직을 모두 거쳤다. 그는 군 행정의 요체를 잘 파악하고 있고 군 체질 개선에 대한 의욕이 강하며 그 방안을 추구하는 높은 자질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후자의 직책에 매우 능률적이다. 그는 매우 도덕적인 인물로 증명되고 있으며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에 충실하다.(필자주: 당시의 많은 한국군 장성들이 ‘영웅호색가’임을 감안하면 이 지적은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2) 1956년 6월~12월간의 평가
그는 작고 날씬하지만 강인하고 건강한 체구의 소지자이다. 그는 창조적인 사색가이며 우수한 분석가이고 문제의 핵심에 도달하는데 천생의 능력을 지녔다. 그는 다재다능하여 군의 최고 막료행정직을 포함하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대인관계가 친절하고 인내성 있으며 군에 충실하다. 그는 금주가이나 적당히 담배를 피우고 높은 도덕적인 행동과 군인적인 자질을 보여준다. 영어회화와 작문에 능숙하며 충언을 귀담아 듣는다.
나는 내가 만난 한국군 장성 중에서 가장 탁월한 인물의 한사람으로 간주한다. 어떠한 상황 하에서도 맡은바 요직의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로 나는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바이다. 그는 어느 나라의 군에서도 우수하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인물이다. 그는 그의 직책에 몰두하고 있으며 나는 그의 도락취향이나 파벌관련을 전혀 알지 못한다.
다음은 참고로 김 장군의 호적수였던 박정희 준장에 대한 평언 전문을 소개한다. 평자는 럼리 대령이 아니다.
그는 조용하고 태연자약하고 세심한, 체구가 작지만 민첩하고 강인한 체질의 소유자이다. 그는 완벽하게 성실하여 군 지휘관의 책임감을 통감하는 인물이다. 그는 휘하 장병의 복지 안녕 사기를 걱정하고 친히 열악한 상황 하에 있는 부대를 방문하여 격려하곤 한다. 그는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여 그가 당면한 문제를 분석하고 건전한 성취가능한 해결책에 도달한다.
그는 평균적이거나 그 이하의 행실을 용서하지 않고 휘하 장교들이 적당이 아닌 최선의 성과를 낼 것을 강조한다. 그는 창의성과 추진력이 강하여 장병이 좋은 성과를 내게 하는 판단력과 이성을 소지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전적인 신임을 받는다. 내가 보기에는 직업군인으로서의 그는 가장 자격 있는 국군 장교의 한사람이다.
그는 군사 전술을 거의 완벽하게 알고 있으며 그 지식을 응용할 줄 안다. 그는 단정하게 입고 훌륭한 군인적 자세를 보이며 그의 도덕성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 평은 일상의 개인적인 관찰에 의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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