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고교에서 2년 사이 `왕따’를 당한 학생 4명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AP통신은 8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교외의 작은 도시 멘터에 있는 한 고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한 이민자 학생은 영어 악센트 때문에 놀림을 받다가, 다른 학생은 게이라고, 또다른 학생은 학습능력이 부족하다고, 또다른 학생은 핑크색 옷을 자주 입는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보스니아에서 어릴 때 가족과 함께 이민 온 슬라디아나 비도비치(당시 16세) 양은 2008년 10월 밧줄에 목을 맨 채 침실 창문으로 뛰어내려 아리따운 생을 마감했다.
비도비치 양은 학교에서 억센 영어 악센트 때문에 놀림을 받았다. 한 남학생은 그녀를 계단에서 밀치기도 했고 얼굴에 물병을 던지는 학생도 있었다.
비도비치 양의 부모는 학교 측에 여러 차례 이런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학교 측은 비도비치 양을 특별히 돌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2007년 3월에는 이 학교에 다니는 에릭 모하트 군이 총으로 자살했다. 그는 핑크색 옷을 자주 입다가 동성애자라는 오해를 사 괴롭힘을 당했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모하트 군이 자살하고 3주 후 그의 친구였던 여학생 1명도 뒤따라 생을 마감했다. 이 여학생은 평소 가족과 친구들에게 동성애자가 될 것 같다고 말했고 이 때문에 왕따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습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던 16세 여학생도 2006년 여름 어머니의 진정제를 과다 복용해 숨지고 말았다.
자살한 학생 중 두 학생 가족은 학교에서의 집단 괴롭힘이 자살로 몰고 갔으며 학교는 이를 막으려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면서 관할 교육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인구 5만명의 도시 멘터는 올해 CNN과 머니 잡지가 선정한 `살기 좋은 100곳’의 하나로 뽑힌 지역이다. 그러나 AP통신은 일부 학생들을 인용해 3천명이 다니는 문제의 학교에서 운동선수나 치어리더가 아니면 누구나 왕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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