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이후 테러 용의자들을 구금하기 위해 설치한 미국의 관타나모 해군기지 수용소가 11일(현지시간)로 10년을 맞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내걸고, 2010년 1월까지 폐쇄하겠다고 시한까지 제시했지만 이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미국은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후 2002년 1월11일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에 20명의 테러 용의자를 수감하면서 수용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당시 수용소 설치 근거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이었다.
한때 779명의 테러 용의자까지 수감했던 이 기지는 현재 171명이 수감돼 있는 상태이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문제는 미국내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해서는 안된다는 의회내 의견이 강하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은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백악관은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지하려는 대통령의 뜻을 실현하는데 있어서의 장애물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수용소 폐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오바마 대통령의 수용소 폐지 공약은 후순위로 밀려나는 흐름이며, 오히려 관타나모 수용소가 영구화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연말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2012년 국방수권법은 미국 시민권자까지도 테러가 의심될 경우 군사적 수용시설에 무한정 수감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법을 놓고 1950년대 반공주의 열풍이 불던 매카시 시대 이후 처음으로 "미국 시민권자를 군사 법정시설에 구금하는 것을 허용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 법을 추진한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미국민을 죽이기 위해 본토로 오는 테러리스트에게 미란다 원칙을 읽어줘야 하는 굴레에 갇혀있어서는 안된다"며 "미 본토의 테러는 현실적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은 재판없이 테러 용의자를 무한정 관타나모 수용소에 구금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날 기사를 통해 백악관의 관타나모 수용소 페쇄 공약 불변 방침 천명에도 불구하고 "관타나모 수용소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이날 백악관앞에서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주요 인권단체 회원 수백명이 참석해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촉구 시위를 벌였고, 미 의회 의사당과 연방대법원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인권단체 관계자는 "오늘 시위는 마이애미,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미국내 주요 도시는 물론 파리, 토론토, 마드리드, 베를린, 런던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고 말했다.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들도 전날부터 단식을 전개하는 등 수용소내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