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데없이 셀폰 요금 6천달러나 연체됐다니”
신용정보 도용을 당한 한인 이모씨가 피해 내용이 담긴 서류를 보여주고 있다. <이은호 기자>
전화회선 7개나 개설 사용 후 잠적 최근 청구서
쓰지도 않는 데빗카드 ‘누군가 사용’황당 사례도
한인 여성 이모(45)씨는 새해 벽두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이동통신회사인 버라이즌사로부터 온 이 전화는 6,000여달러의 요금이 연체됐다며 당장 이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컬렉션 회사로 기록이 넘어가 신용상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놀란 이씨가 확인해 보니 지난 2008년부터 누군가가 이씨의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도용해 셀폰 회선을 7개나 개설해 사용하다가 지난해 5월부터 전혀 요금을 내지 않고 잠적해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버라이즌은 사용한 적도 없는데 황당하다”며 “경찰에 이를 신고하고 전화회사에 내가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증명을 제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인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셜시큐리티 번호 등 중요한 개인 신용정보가 도용당해 금전적 피해를 입거나 신용상 문제가 생기는 상황에 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고모(40)씨도 개인정보 도용피해를 본 경우다.
사업상 자주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개인계좌를 확인하는 고씨는 얼마 전 타주에서 자신의 데빗카드로 500달러 이상이 지출된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가 고씨의 데빗카드 정보를 도용해 이를 사용한 것이었다.
고씨는 “데빗카드를 입금용으로만 사용하지 지출용으로는 전혀 쓰지를 않는데 어떻게 정보가 도용된 것인지 황당하다”며 “은행 측에 이를 통보해 데빗카드를 정지시키고 새로 카드를 발급받기로 했지만 또 다른 피해가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인들도 빈번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신용정보 도용범죄는 주로 타인의 이름과 소셜시큐리티 번호 등 개인정보를 이용해 자동차 등 고가의 물품을 구입 또는 리스한 뒤 페이먼트를 하지 않고 잠적하거나 셀폰 등을 타인 이름으로 만들어 범죄 등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고 크레딧카드나 데빗카드 번호가 유출되는 피해도 상당수다.
이들 도용사건의 문제는 피해자가 어떤 경로로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확인하기 힘든 데다 범죄자들이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악용해 활동하다가 잠적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 이를 추적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LA경찰국 수사 관계자는 “이같은 신용정보 도용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한인들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용의자들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며 “한인들의 경우 경제적으로 안정된 경우가 많고 크레딧 점수가 높아 범죄자들의 타겟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은행계좌 및 기타 현금 이동이 잦은 개인계좌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특히 소셜시큐리티 번호 정보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레딧 관련 회사들과 계약을 맺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은행들의 경우 신분도용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자신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면 정해진 한도 내에서 피해 액수를 보전해 주는 경우가 많아 신속히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알려야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를 당했을 경우 최대한의 조치를 신속히 취한 뒤 경찰에 신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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